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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대표 선출 권한...주주에 '힘싣기' 정관변경 단행, 대표 선임에 이사회 개입 여지 축소

김장환 기자공개 2020-04-03 14:34:3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주주들의 대표이사 선임 권한을 보다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관변경을 단행했다. 대표 선출 과정에 이사회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했다.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최근 전환한 것과 맞물린 정관변경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0일 지배구조내부규범을 일부 개정했다. 대표이사 선출 절차와 관련된 일부 조항을 삭제하고 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제10조 이사회 권한의 위임과 관련된 정관 조항 일부를 삭제했다. 정관 제10조는 카카오뱅크 이사회가 별도로 설치할 수 있는 위원회와 해당 위원회에 위임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규정해둔 조항이다.

위원회에 위임할 수 없는 사항으로 기존 △주주총회의 승인을 요하는 사항의 제안 △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 △위원회의 설치와 그 위원의 선임 및 해임 △정관에서 정하는 사항 등이 있었다. 이번 정관 개정을 거쳐 '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 조항은 항목에서 없앴다. 이사회가 아닌 산하 위원회에서 대표이사 선임과 해임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일반적인 은행들처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단행해왔다. 다만 실질적인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임추위보다도 이사회에 쏠려 있었다. 주주총회를 거쳐 선출된 대표이사를 이사회에서 최종 재가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임추위 구성원이 모두 이사회에 포함돼 있는 인사들이긴 하지만 여기에 포함돼 있지 않은 이사들이 이견을 보이면 대표 선출 절차가 갑작스럽게 꼬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구조였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임추위원은 총 5명으로 이계순 선임사외이사와 이상원·윤웅진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 2명은 윤호영 대표와 당시 이용우 공동대표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 이사회 구성원은 이들을 포함해 김주원 의장과 노재균·김진일·진재욱 사외이사 등 총 8명이 자리잡고 있었다. 임추위원 5명이 전원 대표이사 후보 1인을 지지하더라도 나머지 4명이 반대하면 통과가 쉽지 않았던 셈이다.

이 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정관 개정도 함께 이뤄졌다. 제43조 대표이사와 관련된 조항도 일부 개정을 단행한 것이다. 해당 조항 3항 2호에는 임추위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중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를 선임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개정을 거쳐 임추위에서 추천받은 대표이사 후보 중 '주주총회 결의'로 1명 또는 몇명을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정관 변경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것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우 전 대표이사가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애초 공동 대표를 추가로 선출하려고 했지만 이사회와 주주들의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카카오뱅크 2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 측근인 김광옥 전 한국투자증권 IB본부장을 부대표로 영입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봤다. 향후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는 내부 마찰을 줄이기 위해 주주들의 대표이사 선출 권한을 강화하는 정관변경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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