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기대주 톱픽은 SK바이오사이언스·녹십자 [thebell Survey/바이오마켓 트렌드]②제넥신·이노비오 등 뒤이어…20% 무응답자 "국내업체 성공 가능성 낮아"
민경문 기자공개 2020-04-09 08:20:26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본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역대급 주가 변동성과 잇따른 공모 중단으로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코로나 치료제, 백신, 진단키트 등을 중심으로 한 K-바이오 산업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은 제약바이오업체 대표와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현 코로나 사태를 진단하고 향후 바이오업계를 조망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업체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분야에서 30% 안팎의 신뢰도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단백질 재조합 기반업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제넥신, 이노비오, 마크로젠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무응답자 비율이 20%에 이른다는 점에서 백신 개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상당하다.국내 바이오업계 응답자들이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코로나백신 개발업체는 SK케미칼이 최대주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다. 호흡기 감염병 변종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 플랫폼 기술' 확보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합성항원 기반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연구과제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동안 4개의 백신 제품의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세계 최초인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와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을 선보였다. 2017년에 코로나바이러스에서 파생된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백신을 연구한 경험이 있다.
GC녹십자는 응답자 가운데 28.8%의 지지를 얻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활용한 약독화 백신과는 다르다는 것. 올해 하반기 세계 첫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도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안정성이 높은 단백질 재조합(Recombinan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데 공통점을 갖는다. 피설문자들은 DNA(25%)나 리보핵산(RNA) 기반의 백신 플랫폼(32.5%)보다 단백질 재조합(35%)이 코로나 백신에 보다 적합한 작용 기전이라고 응답했다. 여기에 백신 개발이 워낙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대기업 계열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는 점도 의미있는 결과로 분석된다.
제넥신(8.8% 응답)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의 뒤를 이었다. 코로나 DNA 백신(GX-19)에 대한 영장류 실험으로 중화항체 효능을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백신연구소,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과는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제넥신의 T세포 면역증강제 ‘하이루킨-7’은 감염 예방 가능성을 확인하는 노년층 대상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계인 조셉 김이 이끄는 이노비오(3.8% 응답)는 DNA 플랫폼 기반의 미국의 백신 개발업체다. 이미 나스닥에 상장된 업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독성시험 면제와,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의 지원(약 106억원)을 받아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메르스 백신 개발에도 도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작년 국내 기술성평가 통과 이후에는 코스닥 입성도 준비중이다.
제넥신과 이노비오는 모두 DNA 플랫폼을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개발 분야에서 DNA와 RNA 플랫폼 가운데 어느 쪽이 우월하냐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RNA 플랫폼이 좀더 최신 플랫폼이긴 하지만 개발 비용과 안전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린다. 독일의 큐어백(CureVac)과 모더나(Moderna) 그리고 국내 진원생명과학 등이 RNA 기반 백신을 만들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응답자 가운데 20% 정도가 무응답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코로나 백신 개발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불신감이 상당하다는 의미로 읽혀지는 부분이다.
시장 관계자는 "다수의 국내 바이오업체가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이미 임상단계에 진입한 해외 빅파마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백신 개발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은 코로나 백신이 1년 이내에 완성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보다 백신 개발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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