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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위기설' 또다시 시험받는 은행 [thebell desk]

김용관 금융부장공개 2020-04-09 09:30:4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월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39% 폭락한 1457.64로 장을 마쳤다. 연중 고점(1월20일) 대비 20.50%나 떨어졌다. 3월11일 WHO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미국, 유럽 등 해외 증시가 급락하자 우리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바닥을 예측하는게 부질없을 정도로 현재는 투자가 불가능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10년마다 큰 경제 위기가 온다는 '10년 주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러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12년만에 3번째 대위기가 찾아왔다. 정확하게 10년은 아니지만 얼추 맞는 분위기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서 10년 주기설이 퍼지기도 했지만 당시는 막연한 기우라는 인식이 강했다. 올들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며 고공 행진을 거듭하자 10년 주기설은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바퀴벌레가 소리없이 기어나오듯 이번 위기도 아무런 예고없이 찾아왔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는 전혀 다른, 처음 겪어보는 위기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했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기 전까지 대응책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무력함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공급 및 수요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갑작스런 위기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일부 대기업들은 벌써 흔들리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중소 벤처기업들은 심각한 상황이다.

라임 사태로 인해 메자닌 등을 통한 자본조달이 막힌 중소 벤처기업들은 하루하루가 피가 마른다고 한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벤처기업의 붕괴는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식이나 금융시장 같은 시스템 붕괴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일상 생활이 패닉에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실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경기는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버텨낼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대료마저 내지 못하면서 상가 공실률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의류점업 등 24개 골목상권 업종의 올해 2~3월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8% 급감하고, 평균 순이익은 44.8%나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근간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하다.

팬데믹 이후 2개월 정도 지났지만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고점 대비 코스피 하락폭이 20% 정도로,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생각하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2~3개월 후 경기 지표는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민생안정금융패키지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대통령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 자금을 최대한 빨리 지원하라"고 은행장들을 독려할 정도다. 총선용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어쨌든 자금 지원을 위한 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다만 위기가 지나고 1~2년 후 은행의 건정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은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지만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금융당국이 손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결국 모든 책임은 은행이 질 수 밖에 없다. 자금 지원과 건전성 관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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