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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롯데칠성, 차입전략의 변화…'단기화' 불가피한 선택인가지난해 차입금 총 1조5164억, 주류부문 부진 가시화

박규석 기자공개 2020-04-16 09:23:2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차입 중심의 레버리지 전략을 유지하던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의 재무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2012년 수요예측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년물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자금조달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은 데다 롯데칠성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차입 전략이 점점 단기화 되는 분위기다.

롯데칠성의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총 1조5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단기차입금 265억원 △사채 8388억원 △유동성장기부채 5344억원 △장기차입금 1168억원 등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롯데칠성은 주류부문의 부진으로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단기차입을 줄이는 전략을 펼쳤다. 단기차입금은 2016년 4187억원에서 지난해 말 265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295억원에서 1168억원까지 증가했다. 안정적인 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차입의 장기화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이처럼 장기차입 중심으로 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하던 롯데칠성이 지난해 말 재무전략의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그간 전무했던 기업어음(CP) 한도를 25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공시를 하면서다. 지난달에는 실제로 1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아직 1500억원의 여유가 남은 만큼 CP 발행은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롯데칠성의 재무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롯데칠성은 이달 회사채 2년물(500억원)과 3년물(1000억원)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년물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차입의 장기화 전략을 펼쳤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칠성이 발행한 회사채 총 14건 중 대다수가 3년물 이상이다. 지난해 발행한 3건의 회사채도 3년물과 5년물, 10년물이었다.

롯데칠성이 2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2012년 수요예측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갑작스레 2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시장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의 재무구조 악화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회사채 시장 내 투심이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우량 회사채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예전보다 기업의 재무구조 등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해볼 때 롯데칠성의 차입전략이 점점 단기화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주류부문의 실적부진으로 롯데칠성 전체적으로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불가피 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롯데칠성의 사업구조는 크게 음료부문과 주류부문으로 나뉜다. 작년 12월 말 연결 기준 매출 비중은 음료부문 70%, 주류부문 30%다.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영업이익은 2017년 말 394억원 손실을 낸 뒤로 2019년 말까지 적자 늪에 빠져있다. 특히 주류부문은 2017년에 1307억원의 유·무형자산 손상을 낸 데 이어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799억원과 1493억원의 자산 손상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칠성의 전체 순이익은 2018년 500억원 손실을 낸 뒤로 적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은 유동성 확보가 가장 큰 목적이고 조달된 자금은 회사채 차환이나 차입금 해소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회사채 만기 기간이 짧아진 것은 현재 시장에서 5년 이상의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임준범 재경부문장(상무)이다. 2018년에 임시재경부문장으로 선임된 후 2019년 1월 정식부문장으로 임명됐다. 같은 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상무로 승진했다. 1972년생인 임 상무는 1988년 롯데칠성 재경부문 회계팀에 입사했다. 2002년 기획부문 기획팀으로 잠시 이동한 뒤 2012년 회계팀으로 복귀해 현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전임 CFO인 이덕용 상무의 역할이 음료부문 사업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사실상 임원 역할을 맡았다. 당시 임 상무는 음료부문 소속이었지만 주류부문 재무까지 총괄하며 나름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무 승진 역시 그룹의 입김 없이 임 상무 자체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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