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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NHN, 순이익 '들쑥날쑥'…보수적 회계로 기회 모색역대 최고 매출에도 순이익률 저조…자회사 변동성이 '유효세율' 영향

서하나 기자공개 2020-04-16 08:13:5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네이버에서 한게임을 분사해 독립법인 'NHN'으로 새출발한 뒤 간편결제, 음원, 웹툰,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입지를 굳힌 덕이다.

안살림을 챙기는 인물은 안현식 NHN 총괄이사·최고재무책임자(CFO)다. 외형과 수익성의 성장세에도 유독 들쑥날쑥한 '순이익'은 안 이사의 고민거리다. 사업 외적인 비용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인데 외부 요인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NHN이 워낙 다양한 사업을 하기에 자회사가 많다는 점은 비용 관리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자회사의 변동 및 지분구조 변경은 NHN 손익, 나아가 이연법인세자산 항목에 영향을 주면서 최근 5년간 유효세율을 28%에서 84%까지 변동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9년 세전이익 655억 중 '65%' 법인세로 지출

NHN은 2019년 매출 1조4891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연도보다 18%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2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5.82%로 직전연도 5.43%보다 0.4%P 개선됐다. 모두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간편결제 '페이코', 음원 서비스 '벅스', 웹툰 플랫폼 '코미코',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TOAST)' 등 전 영역에서 고루 성장하면서 실적을 개선했다.

본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금융수익과 관계기업 투자손익 등 외부 비용 관리 측면에서는 선방하지는 못했다. NHN은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이익(세전이익)으로 655억원을 기록해 2018년 1538억원보다 58% 감소했다. 세전이익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항목은 금융수익과 관계기업 투자이익이었다. 직전연도 1158억원이던 금융수익은 지난해 455억원으로, 관계기업 투자이익은 144억원에서 43억원으로 줄었다.

연결기준,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NHN의 세전이익이 확연히 달라졌음에도 계속해서 비슷한 규모의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금흐름표와 손익계산서에 각각 기재된 법인세비용을 살펴보면 NHN이 지난해 실제 지출한 법인세비용은 424억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2017년 각각 457억원, 490억원 등을 납부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이 기간 세전이익은 544억원(2017년) 1538억원(2018년) 655억원(2019년) 등으로 각기 달랐다.

세전이익 규모는 다른데, 실제 납부한 법인세비용이 비슷하다보니 당연히 '유효세율'에서 큰 차이가 벌어졌다. NHN의 지난해 유효세율은 65%로 2018년의 32%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2017년에는 유효세율이 84%까지 치솟기도 했다. 법인세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실현 가능성 없는 이연법인세' 항목이 유효세율의 차이를 불렀다.

NHN은 지난해 '실현 가능성 없는 이연법인세'로 186억원을 인식했다. 비과세수익(-38억)과 세액공제(-14억원) 등 총 법인세 조정액 149억원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NHN은 매년 연구개발 및 인력개발비 등 항목을 충족해 연간 10억원 규모 세액 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 5년간 총 세액 공제 규모는 45억원에 이른다.

이연법인세는 자산과 부채의 장부가액 차이로 미래에 부담하거나 경감 받을 수 있는 세금의 차이를 말한다. 회계상의 이익과 과세표준과 차이가 일시적일 경우 그 차이로 인한 세금효과를 이연하는 것으로, 법인세법상 납부해야 할 금액이 법인세비용을 초과할 경우 이연법인세자산으로 인식한다.

NHN 역시 매년 이연법인세자산의 가액을 평가하는데, 과세소득 발생가능성이 더이상 높지 않을 경우 이연법인세자산 장부가액을 감액하고 있다. 당기를 포함한 최근 3년간 계속 사업소득이 발생할 경우 실현가능성을 평가해 실제 납부하는 법인세에 반영한다. 법인세 납부가 연결기준으로 이뤄지는 만큼 여기에는 자회사 실적도 포함됐다.

NHN은 최근 자회사별 변동과 지분구조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손익 변동성도 커지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NHN의 지분구조가 변동된 자회사는 16곳 이상이다. 인크로스를 매각하면서 관계기업인 이노아이와 마인드노크 등이 관계기업에서 제외된 반면 코리아런드리에 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NHN 회계팀에서는 "자회사별 변동 및 지분구조 변경 등으로 손익 변동성이 커서 유효세율(법인세비용/세전손익)의 변동이 크다"라며 "세전이익이 달라도 법인세비용이 매년 비슷하게 나가면서 유효세율이 달라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연결기준,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안현식 이사, 낮은 순이익에 '때' 기다린다

NHN의 유효세율 변동폭은 결과적으로 순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NHN은 2015년 매출 6446억원, 순이익 1651억원으로 순이익률이 26%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순이익 71억원, 87억원을 내는데 그치면서 순이익률도 0.83%, 0.96% 등 낮았다. 2018년 세전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순이익률은 8%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다시 1.56%로 주저앉았다.

안현식 이사는 경영학 학사와 재무학 석사 학위를 받은 재무통이다. 회계법인을 두곳이나 거친 뒤 NHN에서 CFO를 맡았다. 낮은 순이익률로 당장 고민이 깊을 법도 하지만 당장 가시적인 수익보다 미래 수익을 유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보수적인 회계처리 기조를 보이는 데 다 이유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NHN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하나씩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시화된 웹보드게임의 규제 완화와 페이코 관련 핀테크 사업의 턴어라운드, 신규 게임 출시 및 기존 게임의 성과 개선을 바탕으로 NHN의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파악했다.

안현식 이사는 1971년 4월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를, 동대학원에서 재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NHN JAPAN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다가 교원, 신청회계법인 등에도 몸 담았다. 2013년 8월부터 NHN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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