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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리포트]세명전기, 2대를 이어온 전력부품 명문장수기업권재기 회장 이어 아들 권철현 대표로 승계 완료

윤필호 기자공개 2020-04-14 08: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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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은 오랜 기간 국가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며 경제의 토대를 세우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국내 전력, 통신망 구축의 일단락 이후 신규수요가 줄고 유지보수, 대체수요 등에 의지하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성장동력 모색에 나선 전력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명전기공업은 2대에 이어 전력산업을 키워온 장수기업이다. 57년전 전파사로 시작한 회사는 어느새 정부가 인정한 명문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세명전기는 2009년부터 2인 대표 체제로 들어서며 승계 작업도 완료, 장수 기업의 면모를 더 이어갈 전망이다.

세명전기 설립자 권재기 회장은 1962년 한국전력 부산지사 길 건너편인 토성동에서 전파상 '세명전업상사'로 사업을 시작했다. 권 회장은 한전 부산지사에 변압기와 밴드 등을 팔면서 수익을 내다가 전기 선로에서 전선 지지물을 매는데 쓰는 부속품 금구류 개발에 직접 뛰어들었다. 당시 금구류 제품은 일본산에 100% 의존하고 있었다.

권 회장은 부산 학장동에 공장을 세우고 금형을 깎아내며 개발에 전념했고 1969년 154kv 금구류 개발에 성공했다. 1984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상호도 지금의 세명전기공업으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권 회장으로부터 시작해 60여년 가까이 누적된 기술력은 지금도 세명전기공업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회사는 부산과 창원에 3개의 공장을 보유한 장수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
권철현 세명전기공업 대표
세명전기공업은 자회사 등을 늘리지 않고 안정적인 가족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권 회장의 금구류 사업 여정은 아들인 권철현 대표에게 이어졌다. 권 대표는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부친을 대신해 실질적인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권 대표가 처음부터 가업을 물려받을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건국대 법학과와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ILLINOIS Champaign-Urbana) MBA 석사 출신으로 당초 다른 회사에 입사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친의 부탁으로 부산으로 내려와 합류했다.

권 대표는 회사의 해외 진출과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맡았다. 금구류 개발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행착오를 거쳐 철도용 금구류와 섬유직기용 섹셔날 빔(Sectional Beam) 등을 개발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들 제품은 동남아시아 의류·섬유 생산라인에 판매하는 핵심 장비로 자리잡았다. 정체기에 빠진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세명전기공업은 전형적인 가족경영 체제를 갖췄다. 권 회장은 권 대표를 2005년부터 경영전반을 책임지는 전무이사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승계를 시작했다. 권 회장의 동생인 권재룡 이사는 2005년까지 임원으로 자리를 지키며 영업 부문을 책임졌다. 권 대표의 형인 권시현 이사의 경우 당시 비상근 임원이었지만 회사에서 일반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권 대표 중심의 지배체제로 방향을 잡은 이후에는 특별히 담당하는 업무 없이 비상근 이사 자리만 지켰다.

권 대표 중심의 체제 구축 과정은 지분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권 회장은 이미 1990년대부터 승계를 염두에 두고 두 형제에게 지분을 나눴다. 1999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세명전기공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6.1%를 보유한 권시현 이사였다. 동생인 권 대표는 14.5%로 2대주주였다. 창립주인 권 회장은 12.7%로 3대주주로 내려선 상태였다.

권 회장이 권 대표의 회사 승계를 결정하고 진행시키면서 이 같은 지배구조도 급격하게 변했다. 형인 권 이사는 비상근 직책을 이어갔지만 서서히 회사의 중심에서 한발씩 물러섰다. 2007년 권 이사가 자신의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서 권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권 이사는 2010년까지 비상근 이사로 임원 자리를 지켰지만 2011년부터 그마저도 그만뒀다.

권 대표는 최대주주가 된 이후 2009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작년 말 기준으로 15.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권 회장은 1.1%, 삼촌인 권재룡 이사는 4.4%를 확보한 상태다. 권 대표의 아들인 권태균, 권태형 씨가 각각 8.5%, 2.8%의 지분을 물려받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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