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매력 높인 메리츠증권, ‘종금’ 떼고도 오버부킹 [Deal Story]1000억 모집에 1370억 확보…2%대 금리·1년 만기 어필
이지혜 기자공개 2020-04-21 14:29:0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시장 분위기는 싸늘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의 전략적 판단이 투심을 돌려놓았다.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된 데다 채권시장 안정펀드 등 정책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어 불리한 요소가 적지 않았다.그러나 만기구조를 1년물로만 구성하고 절대금리를 높이면서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소폭이나마 증액발행할 여지도 생겼다.
◇절대금리 매력 부각, 투심 잡았다
메리츠증권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만기구조는 1년 단일물이며 발행규모는 10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는 양호했다. 모집금액을 훌쩍 웃도는 수요가 몰렸다. 공모희망금리밴드 내에 모두 1370억원의 자금주문이 들어왔다. 증액발행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증권은 절대금리 매력을 부각시켰다. 공모희망금리밴드로 2.2~2.9%를 제시했다. 13일 기준 메리츠증권 민평금리보다 50~120bp가량 높다. 공모희망금리밴드가 3%대에 가까워지면서 이번 수요예측에는 일반 기관투자자 외에 리테일 투자자도 참여했다. 모집금액 1000억원을 기준으로 조달금리는 2.78% 정도에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모채는 메리츠증권이 지금까지 발행한 것 중 금리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발행한 공모채는 2018년 8월과 10월 각각 발행된 3년물이다. 두 회사채 금리는 각각 2.55%, 2.62%다.
투자자를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금리를 양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은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했지만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채권시장이 워낙 얼어붙은 데다 5일 종금업 라이선스까지 만료되면서 관련 자산이 줄고 있다. 이에 2017년 11월 종합금융투자 사업자 인가를 받으면서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돼도 기업대출 등 일부 사업모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 IB부문 경쟁심화 등으로 총자산 기준 수익성이 과거보다 나빠지거나 영업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면서 외부차입 조달이 증가하고 있다”며 “단기유동성 위험은 낮은 수준이지만 우발채무를 고려한 조정유동성 비율은 85.4%에 불과해 유동성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만기도 '짧게'…KB증권, 체면 지켰다
메리츠증권의 이번 수요예측은 채권시장 안정펀드나 KDB산업은행의 도움없이 투자자수요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만기 3년 이내 공모채 차환을 지원하는 것이기에 메리츠증권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공모채를 후순위채와 단기사채를 갚는 데 쓴다.
발행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1년물로만 만기구조를 짠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공모채를 발행한 A-이상 기업 중 1년물을 발행한 곳은 없다.
대표주관업무를 맡은 KB증권도 체면을 지켰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과거 공모채를 발행할 때에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에 공동으로 대표주관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KB증권이 인수단도 없이 단독 대표주관사로 선정돼 모든 물량을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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