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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종합식품기업 성장 이끈 '경영관리실'②주진우 회장 직속 조직…주지홍 부사장 총괄, M&A 등 백년대계 조정

정미형 기자공개 2020-04-28 09:04:30

[편집자주]

수산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 사조그룹은 현재 오너3세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워온 가운데 경영효율화를 위한 수직계열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그룹의 성장과 변화 그 중심에는 주요 임원을 맡은 조력자들의 공로가 녹아 있다. 더벨은 사조그룹의 핵심 조직과 함께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의 성장기를 이끌어 온 인물들은 대부분 내부 출신 임원들이다. 많게는 20년 넘게 사조그룹에 몸담고 있다. 평사원부터가 아니라 임원을 맡은 이후로 20년이라는 점이 포인트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아래 오랜 심복들이 각 계열사를 맡아 그룹 전체를 지탱하는 모습이다.

주 회장은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두 번 회의를 주최한다. 주 회장 아래로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 그룹의 주요 대소사를 결정하는 식이다. 사조그룹 내 식품회사, 수산회사, 축산회사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된 만큼 회의체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아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다.

이와 별도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가는 조직은 바로 ‘경영관리실’이다. 주 회장 직속 조직인 이곳은 그룹 경영 전반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주 회장의 장남이자 사조그룹을 이어받을 주지홍 사조그룹 부사장이 총괄을 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막강 권한’ 계열사로 이관 기조

사조그룹의 모태는 현재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사조산업이다. 원양 어업 사업에서 시작한 사조는 현재 식품, 축산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조산업만 봐도 자산규모만 1조원대, 계열사 14개 조직으로 커졌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을 키워온 사조에게 컨트롤 타워 조직은 필수적인 법이다. 과거에는 경영관리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하고 그룹 계열사로 전달했다.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그야말로 제왕적 조직이었던 셈이다.

현재 경영관리실은 주 부사장 총괄 아래 임태기 사조산업 상무가 이끌고 있다. 올해 초 송명식 부사장이 사조원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실장이었던 임 상무가 실장을 맡게 됐다. 임 상무는 경영관리실장으로 오면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다시금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영관리실은 그룹 전반의 지원 업무와 인사 총괄 등에 관여하고 굵직한 M&A 거래를 검토하는 등의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그룹의 핵심 업무를 맡은 만큼 핵심 인물들도 경영관리실을 거쳐 갔다. 현재 사조씨푸드 수장으로 가 있는 최세환 대표가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오랜 기간 경영관리실장을 지냈다.

그간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 경영관리실이지만 올해부터는 기조가 조금 바뀐 상태다. 기존의 경영관리실이 그룹 내 제왕적 조직이었다면 현재는 어느 정도 계열사로 책임이 분산된 형태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진우 회장의 지시에 따라 계열사들이 움직이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계열사에서 알아서 맡긴 상태”라며 “대신 1년에 한번씩 사업 성과와 손익에 따른 평가를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조산업 조직도

◇외부 영입 꺼리는 주진우 회장의 '재중용 원칙'

사조그룹 내 ‘장수 임원’ 체제는 ‘재중용’이라는 인사 원칙과도 맞닿아있다. 보통 임원에 오르고 임기가 끝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사조그룹에선 예외다. 임원 자리에서 물러나면 다른 계열사 임원에 오르기도 하고 한번 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다시 대표 자리에 오를 수도 있는 곳이다. 임원들이 롱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 회장 아래 2인자라 할 수 있는 이인우 사조그룹 식품총괄사장이 대표적이다. 이 사장은 계열사 대표를 두루 거쳐 현재 사조동아원과 사조시스템즈 대표를 겸하고 있다. 김상훈 사조대림 대표도 조미소재 및 소스류 계열사인 삼아벤처 대표를 겸하고 있다.

내부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재중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사조그룹 사외 이사진을 살펴보면 사조 출신이나 사조와 연이 깊은 인물들이 대거 자리해 있다. 전 사조산업 대표를 지낸 박길수 이사, 전 사조대림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한상균 이사 등이 현재 사조산업 사외이사로 와 있는 게 대표적이다. 내부 견제 인사와 장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내부 전언에 따르면 외부 출신을 기용하기도 했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받아들여 내부 출신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보면 CJ 출신이 적지 않게 포진돼 있다. 현재 식품 사업을 하는 사조대림에는 특히 CJ출신이 많다. 김춘환 사조대림 유통사업부장, 김명기 경영혁신실장 등이다. 박경철 전 사조대림 경영지원본부장, 최창욱 전 사조씨푸드 영업본부장, 신상복 전 사조산업 식품본부 총괄 전무 등도 CJ 출신이었다.

앞선 사조산업 관계자는 “주요 요직에 외부 출신을 기용하기도 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내부 출신을 주로 기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식품 쪽은 외부 출신이 많지만 수산 부분은 업계가 크지 않아 외부 출신 기용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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