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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H코리아 재도약 기로…원방테크 IPO '키' 주력 차부품 사업, 회복 난망…M&A로 쌓인 재무 부담, 상장 토대 해소

양정우 기자공개 2020-04-27 13:27: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도약의 기로에 선 NVH코리아가 '원방테크(자회사) 상장' 카드를 뽑아들었다. 주력인 자동차 부품 사업이 오랜 기간 위축된 탓에 수년 전부터 '인수합병(M&A)' 전략을 활로로 삼았다. 그 첫 결과물인 원방테크가 상장 승인을 받아 코스닥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알짜 기업 원방테크를 인수한 건 일단 절반의 성공으로 여겨진다. 원방테크가 연결 실적에 포함되면서 기존 주축 사업(별도 기준)의 부진에도 전체 외형(연결 기준)은 성장 추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전체 볼륨에 비해 너무 큰 재무 여력을 소진했다. 앞으로 원방테크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척돼야 재무 부담을 해소할 기회가 마련된다. 이번 IPO는 모회사의 M&A 전략에 성공이란 마침표를 찍는 열쇠인 셈이다.

◇국내 차부품사 위기, NVH코리아도 곤혹…원방테크 M&A, 외형 성장 비결

NVH코리아는 지난 2018년 6월 원방테크의 지분 85%를 약 1600억원에 인수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와 수익 변동성의 완화를 시도하고자 M&A에 나섰다.

원방테크 인수는 위기 일로에서 단행한 승부수로 여겨진다. 2017년부터 자동차 부품 사업이 부진을 겪자 활로를 찾는 게 시급했기 때문이다. 결국 알짜 기업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했다. 지난해엔 원방테크에 이어 삼현피에프(약 480억원)를 인수하기도 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여전히 고전을 겪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504억원, 5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2018년 저점 수준에선 회복됐으나 여전히 과거 100억원 대 영업이익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원방테크의 실적이 가산되면 상황이 뒤바뀐다. 연결 기준 실적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263억원, 269억원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외형만 따져봤을 때 최근 10년 래 최대 실적이다. 알짜 계열사의 수익성이 반영된 덕에 영업이익률도 3% 대로 회복됐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는 수년 째 실적 악화에 시름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방 산업인 완성차 업계가 부진한 탓이다. NVH코리아 역시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매출 비중이 80% 안팎에 달하는 국내 차부품사의 전형이다. 2017년 중국 시장에서 사업 여건이 크게 위축된 뒤로 수익성이 저하돼 왔다. 헤드라이너(Headliner)와 소음·진동 부품을 주로 납품하고 있다.


◇M&A 강수, 아직 절반의 성공…재무 부담 숙제, 원방테크 IPO 기대

원방테크 인수는 재도약을 이끌 묘수이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무엇보다 M&A에 따라 재무적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자산규모(2017년 말 4664억원)를 고려할 때 1600억원의 인수 대금이 결코 가볍지 않다.

M&A 전(2017년 말)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이 각각 403억원, 160%였으나 원방테크를 인수한 뒤(2019년 말) 각각 3028억원, 335%까지 확대됐다. 원방테크가 실적 선방(지난해 연간 EBITDA 230억원 안팎)을 벌이고 있지만 NVH코리아의 차입 규모를 끌어내릴 수준은 아니다.

진즉부터 자동차 부품 사업이 위축된 터라 채무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다. NVH코리아의 잉여현금흐름은 장기간 적자 흐름이 누적돼 왔다. 지속적으로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업종인 만큼 현금창출력과 맞먹는 캐펙스(CAPEX) 부담을 짊어져 왔다. 여기에 금융비용까지 추가된 셈이다.

이 때문에 원방테크의 상장에 걸린 무게감이 작지 않다. 아직 공모구조를 짜지 않았으나 어떤 식으로든 NVH코리아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한몫을 할 전망이다. IPO의 신주모집과 구주매출 모두 직간접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다. NVH코리아의 구주매출(지분처분) 비중을 높일수록 차입 상환이라는 직접적 개선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상장 밸류를 극대화하는 건 단연 재무 개선에 유리하다. 원방테크는 M&A 당시 전체 기업가치로 약 1900억원이 책정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3배 수준이다. IB업계에선 반도체 관련주의 강한 모멘텀을 감안할 때 적정시가총액이 2500억원 수준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린룸 과점 구조, 원방테크 강자…바이오·2차전지 클린룸, 전선 확대

원방테크는 국내 클린룸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클린룸은 공기 중 부유 입자와 세균 등을 제거하고 각종 생산 환경(온도·습도·공기압·소음·정전기 등)을 제어하는 공간이다. 첨단 기술이 활용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에선 클린룸이 필수 인프라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클린룸 설비를 갖추고 있다.

클린룸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정해진 시간에 완벽하게 시공하는 기술력이다. 조 단위 투자가 집행되는 반도체 라인을 구축하는 데 클린룸이 발목을 잡으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다. 국내 클린룸 시장이 오랜 신뢰를 쌓은 원방테크를 중심으로 과점 구도를 이루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반도체 설비투자를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원방테크는 물론 클린룸 업체의 기대감이 여전한 이유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2284억원, 19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1603억원, 191억원)과 비교해 매출 규모는 껑충 뛰었고 영업이익은 소폭 늘었다. 당기순이익(162억원→143억원)의 경우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원방테크는 클린룸의 사업 영역을 바이오와 2차전지 산업으로 확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을 연 후 바이오 클린룸의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차전지의 경우 SK이노베이션에서 800억원 규모의 계약의향서를 접수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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