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북은행, 가계대출 덕에 '코로나19' 악영향 방어 [은행경영분석]호남지역 산업기반 약한 영향, 지역 매출 감소폭 적어 선방
김현정 기자공개 2020-05-07 10:05:3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5일 09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온 덕분에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건전성도 안정적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고, 또 대출 채권들의 부실화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어 갑작스레 손실이 터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J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각각 43.2%, 43.3%로 집계됐다.
다른 지방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구은행 경우 2019년 말 기준 가계대출 비중이 28.8%가량이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올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비중이 각각 32%, 30.7%다. 가계대출 비중이 경쟁사들이 20% 후반대에서 30% 초반대의 비중을 보이는 반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40%를 훌쩍 넘어선다.
지방 금융지주사 설립 취지는 대부분 지역 발전에 있다. 하지만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기반 지역인 호남은 다른 곳에 비해 산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기업 대출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대구은행은 자동차 및 금속, 기계 및 장비, 섬유 산업 비중이 높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자동차, 조선, 석유 화학 등 업종 의존도가 높은 부울경 지역 경제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타 지방은행들은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이 각각 22.1%, 24.2% 감소했다. 대구은행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거점 지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전북지역과 광주지역의 경우 다른 곳보다 개인사업자 매출 감소폭이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 3월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봤을 때 전국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의 매출이 23.9% 감소했다. 전북 지역 개인사업자는 같은 기간 매출이 8.9%, 광주지역은 19.2% 줄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높은 가계대출 포트폴리오 덕에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가계대출보다는 수익성은 높지만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좀 더 면밀히 관리할 필요가 높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각각 0.47%, 0.72%로 집계됐다. 같은 날 실적발표를 한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NPL비율이 각각 1.1%, 0.87% 수준이었다. 특히 광주은행의 NPL비율은 시중은행들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은 NPL비율이 0.36~0.46% 사이에 분포돼있다.
다만 타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뿐 향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모두 코로나 19 금융지원 정책에 발맞추는 과정에 기업대출은 늘고 가계대출은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행 모두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이 늘었다.
올 1분기 광주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1.4%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5.7% 증가했다. 전북은행 경우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3.9% 감소했고 중소기업대출은 2.7% 늘어났다.
두 은행 모두 차주들의 상환 능력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의 지침 아래 실시하고 있는 상환유예 프로그램 등이 대손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 부실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10일 기준 상환유예 신청된 금액은 130억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권재중 JB금융 부사장(CFO)은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환유예프로그램 등이 시행된지 몇 주 안 되는 만큼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크레딧코스트(대손비용) 증가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지원책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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