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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상장기업 삼정펄프도 물렸다 삼정펄프, DB운용 펀드투자금 20억…한양디지텍도 10억 회수 못해

이민호 기자공개 2020-05-12 14:08:2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기가 연장된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 사모펀드의 수익자 중에는 상장기업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상장기업은 증권사 창구를 통해 해당 펀드에 투자했지만 기초자산의 채무자인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으로 상환에 실패하자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이자 제지업체인 삼정펄프는 2017년 10월 DB자산운용이 설정한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 파생결합펀드(DLF)에 20억원을 투자했다. DB자산운용은 앞서 총 225억 규모 3개 이탈리아 헬스케어 DLF를 설정했으며 해당 물량은 전량 조기상환됐다. 이후 2017년 10월부터 2차로 같은 스킴의 총 325억원 규모 5개 펀드를 설정했는데 삼정펄프가 투자한 펀드는 2차 물량 중 51억원 규모 1호 펀드다.

해외 운용사가 이탈리아 헬스케어 매출채권(지방채)을 편입한 펀드를 설정하면 국내 증권사가 해당 펀드의 기준가를 추종하는 만기 2년 1개월짜리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하고 국내 운용사가 해당 DLS를 편입한 DLF를 최종적으로 설정하는 구조다. 현재 편입 DLS는 만기가 1년 연장됐으며 DLF는 별도의 만기연장 없이 상환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DB자산운용의 이탈리아 헬스케어 DLF는 모두 만기가 2년 2개월로 제시됐으며 경우에 따라 19개월차부터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기상환에 실패하더라도 2017년 10월 투자분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만기상환됐어야 하지만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으로 지방채 상환에 실패하며 해당 DLF에 출자한 삼정펄프도 투자금이 묶이게 됐다. 삼정펄프 측은 판매사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코스닥 상장사이자 메모리모듈 제조업체인 한양디지텍이 JB자산운용이 설정한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매출채권을 편입하는 해외펀드에 국내 증권사 총수익스와프(TRS)를 통해 재간접투자하는 구조의 이 펀드는 2년으로 제시됐던 만기가 도래했지만 상환에 실패하며 1년 연장된 상태다.

이들 상장기업은 당시 판매를 담당한 증권사를 통해 해당 상품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가 대부분 은행권 창구를 통해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았지만 증권사 PB 네트워크나 홀세일 창구를 통해 일반기업도 수익자로 일부 유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에 출자했다 투자금이 묶인 기업이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의 경우 홀세일부서가 취급하기에는 펀드 사이즈가 비교적 작기 때문에 이 펀드에 투자한 상장사들은 주로 PB 네트워크를 통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정펄프처럼 금융상품 투자가 활발한 상장사는 일반적으로 다수 증권사에 PB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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