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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KKR vs 맥쿼리 박빙 승부…밸류업 청사진 경쟁②숏리스트 두곳만 선정…공동경영 승패 갈라

김혜란 기자공개 2020-05-18 10:33:4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 소수지분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자 복수의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내·외 PEF 운용사가 매물 검토에 나서면서 인수전 열기가 달아올랐다.

지난해 8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엔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하기 전부터 LG CNS에 눈독 들였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 뿐만 아니라 칼라일그룹, 골드만삭스PIA가 나섰다. 토종 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도 응찰했다. 이들 가운데 LG그룹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군이 추려지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는 LG CNS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이 있느냐였다. LG그룹은 예비입찰 이후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로 단 두 곳만 선정해 둘 중 누구와 손을 잡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이때부터 KKR과 맥쿼리PE 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예비입찰서 대형 FI 각축전…심사숙고 끝 두곳 숏리스트

예비입찰 흥행으로 인수전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 응찰자 가운데 인수 의지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곳은 KKR과 맥쿼리PE, 스틱인베스트먼트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KKR이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를 차지한 듯 보였다. 공식적으로 매각을 진행하기 1년 전부터 LG CNS 인수를 위해 LG 그룹과 물밑 접촉을 진행해온 유력 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KKR은 안심할 수 없었다. 다른 후보들이 가진 장점이 워낙 막강했다.

맥쿼리PE는 KKR보단 후발주자였지만 글로벌 네트워크가 풍부했고 인수 의지가 강해 다크호스로 꼽혔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 지배구조 개편 등 특수상황에 투자하는 전용 블라인드펀드인 스페셜시츄에이션(SS) 펀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예비입찰 이후 숏리스트 발표까지 약 2주를 고민한 LG그룹의 선택은 KKR과 맥쿼리PE였다. LG그룹은 인수 후보들이 제시한 LG CNS의 성장을 위한 전략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PEF 운용사 두 곳을 낙점했다. 숏리스트를 단 두 곳만 선정해 집중력 있게 딜을 진행하자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때부터는 딜이 긴장감 있게 진행됐다. 인수 후보가 단 두 곳밖에 없으니 강점과 약점이 더욱 확연하게 비교가 됐다. LG그룹과 꽤 오랜 기간 의견을 교환하면서 인수에 공을 들여온 KKR 입장에선 물러설 수 없었다. LG CNS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맥쿼리PE 역시 양보할 수 없었다. LG CNS를 둘러싼 두 글로벌 PEF의 치열한 경쟁 구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그룹이 중요하게 생각한 건 인수 가격을 100억~200억원 더 적어내는 게 아니라 LG CNS의 성장을 위해 같이 일할 수 있는 카운터파트를 찾는 것이었다"며 "예비입찰에 인수 후보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보고 의지를 판단해 숏리스트를 추렸고 이후엔 그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는 식으로 딜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승부 가른 '공동경영' 아이디어

이번 딜의 승부를 가를 핵심은 누가 더 LG그룹의 마음을 사로잡을 LG CNS의 성장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느냐였다. 두 곳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LG CNS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단 점은 공통점이었다.

후보 두 곳은 9월 중순부터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경영진 인터뷰(Managemenr Presentation, MP), 현장실사 등 실사 일정을 소화하며 LG그룹과 물밑협상을 진행했다. 이후 진행된 본입찰 역시 예상대로 두 곳 모두 응찰했다.

딜이 중반을 넘어서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긴장감은 더해졌다. KKR과 맥쿼리PE는 LG CNS 지분 35%를 인수한 뒤 기업 가치 제고를 어떻게 도울지, 해외 진출에는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LG그룹은 협력 관계를 맺을 궁합이 잘 맞는 후보가 누군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KKR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운데 미국 IT업체 인터넷 브랜드(internet brands), 이스라엘의 빅데이터 업체 옵티멀플러스(optimal plus) 등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단 점을 LG그룹에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맥쿼리PE는 LG CNS와 맥쿼리 그룹 간 사업 내용과 추구하는 지향점이 비슷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단 점을 부각했다. 특히 맥쿼리 그룹이 전 세계에 걸쳐 500조원에 이르는 투자 자산을 보유한 만큼 향후 LG CNS의 해외 진출에 전략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지난해 10월 25일 본입찰을 진행한 뒤 약 2주 만에 LG그룹은 결단을 내리고, 맥쿼리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 인수 후보 모두 막판까지 누가 승기를 잡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접전 양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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