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C등급' LG화학, 인도공장 사고에 추가하향 우려 2019년 ESG 통합등급 B+, 하향 불이익은 없지만 사회적 개선 요구 증가 추세
박기수 기자공개 2020-05-18 08:31: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인도 공장 가스 누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LG화학이 ESG등급 하향 위기에 처했다. 최근 여러 환경 이슈에서 논란이 됐던 터라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LG화학 인도공장 가스 누출 사건은 인도 남부 비사카파트남에 위치한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발생한 스티렌 모노머 가스 유출 사고다. 이 사고로 10명 이상의 사망자와 1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작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부여한 LG화학의 ESG 통합 등급은 B+다. 세부적으로 사회(S)와 지배구조(G) 등급은 각각 A+, B+를 부여했다. 다만 환경(E) 등급의 경우 C등급 이하를 부여했다. KCGS는 각 부문별로 B등급 이상의 등급을 부여한 기업들에 한해 기업명을 공개한다. 부여할 수 있는 최하 등급은 D등급이다. 'C등급 이하'라는 이야기는 LG화학의 환경 등급이 C등급일 수도, D등급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인도 공장 사고로 하락 가능성이 있는 등급은 사회 등급과 환경 등급이다. 두 등급의 변화에 따라 ESG 통합 등급도 하향 가능성이 있다. KCGS 관계자는 "아직 인도 공장 사고에 관해 사실관계를 확정지은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등급 하락과 관련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면서 "만약 인명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환경 등급 외 사회(S) 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환경과 사회 평가 두 가지 측면에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기업들에게 ESG등급을 부여하는 곳은 크게 세 곳이 있다. KCG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서스틴베스트다. 이중 대외적으로 등급을 공개하는 곳은 KCGS가 유일하다.
KCGS에 따르면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LG화학은 환경(E) 등급에서 B+~A등급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작년 이 등급이 C등급 이하로 급격히 하락했다. 급격한 등급 하락의 주 요인으로는 작년 초 불거진 여수산단 오염물질 측정결과 조작 관련 논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KCGS 관계자는 "LG화학의 환경 등급은 여수산단 조작 논란 때문에 크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라면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등급을 낮추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 자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감점을 거쳐 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각 등급을 내리는 평가 요인은 비공개 사안으로 남아있다. 다만 LG화학의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관련 이슈 등 환경 관련 논란이 이어져 와 등급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추면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곧 자본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악영향이 있다. 다만 ESG등급의 경우 내려간다고 해서 기업이 당장 불이익을 받는 요소는 없다.
그러나 최근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 역시 이러한 요소들을 절대 무시하지 못할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KCGS 관계자는 "ESG등급의 경우 하락한다고 해 기업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한국거래소에서 ESG 지수를 측정할 때 기관에서 부여한 등급이 근거가 되고,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운용할 때 기관에서 부여한 ESG등급이 운용의 기준이 될 때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독 환경 이슈가 많은 LG화학의 환경 관리 시스템 현황은 어떨까. 이는 LG화학이 자체적으로 매년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신 자료인 2018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은 기후변화 대응과 사업장 안전보건환경 관리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근 인도 공장 사고와 관련한 안전환경 관련 사안의 경우, LG화학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LG화학은 임직원의 안전환경 관리수준 향상을 위해 안전환경 및 현업부서 실무자를 대상으로 안전환경 전문역량 향상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PSM(공정안전관리), 화학물질관리, 전기안전, 소방·위험물 등 4개의 과정을 중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장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작업환경관리 전문역량 향상 과정 등을 신설했다"고 나와있다.
한편 LG화학은 최근 발생한 인도공장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고 직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피해자 보상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신학철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직접 인도로 향해 사고를 수습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문제가 된 스티렌모노머 재고를 국내로 이송하고, 본사에서 기술전문가를 중심으로 현장 지원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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