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잘 나가던 LG화학, '재무 전환점' 맞았다 [Company Watch]13년 만에 부채비율 100% 돌파, "투자 기조 유지 속 현금흐름 확보 총력"

박기수 기자공개 2020-04-29 07:54:2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채비율 100%는 상징적 숫자다. 업종마다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통상의 기업에서 부채비율의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수치는 100%다. 물론 부채비율 100%가 넘어간다고 해서 큰 제약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LG화학처럼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은 부채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뛰어나기도 하다.

그러나 LG화학의 재무라인 인사들은 단순히 상징적인 숫자에 불과할 수 있는 수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우선 올해 1분기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각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잘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재무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수치로 확인되는 와중에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까지 찾아왔다. 회사의 방침은 여전히 전지사업에 천문학적인 돈 보따리를 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재무 사단을 이끌고 있는 '수장' 차동석 CFO(부사장, 사진)와 이명석 경영기획담당(상무)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28일 LG화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는 연결 기준 부채비율로 113.1%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100%를 넘은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LG화학은 2007년 말 부채비율 111.4%를 기록한 후 재무개선을 통해 13년 동안 부채비율을 100% 밑으로 유지해왔다. 부채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5년 말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서서히 시작될 시점과 겹친다. 서서히 높아지던 부채비율은 2018년 이후, 이전과 비교했을 때 급등하고 있다.

시장은 이런 LG화학의 재무 변화를 묵인하지 않았다. 올해 2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LG화학의 기업 신용등급과 무담보 채권등급을 'Baa1'로 한 단계 내리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1~2년간 의미 있는 재무 개선을 이뤄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등의 부정적 효과가 2분기 이후부터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짙다.


안개가 낀 경영 환경에서 차동석 부사장은 실적발표회를 통해 3가지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할 수 있는 일에 보다 철저히 집중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 flow) 관리에 주안점 △미래 위한 핵심투자는 흔들림 없이 진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눈여겨볼 점은 현금흐름 확보다. 차 부사장은 "선제적인 자금조달과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안정적 규모의 현금을 기확보했다"면서 "1분기에 국내 회사채 발행과 유럽 투자은행을 통한 차입을 진행했고, 4월에도 산업은행 등과 그린론계약을 통해 7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경 트윈타워 지분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약 4000억원 현금을 확보했고, CAPEX 투자에 관해서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신중하게 집행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일정 연기, 감축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LG화학은 작년 말 올해 CAPEX 예산을 6조원으로 밝혔지만 이번 실적발표회에서 이를 5조원대 중반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차 부사장은 추가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차 부사장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약 6000억원 규모"라면서 "그정도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다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지 '케파'(Capacity) 증설과 석유화학부문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자금 전략을 보다 보수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LG화학의 재무 상황이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변화했다"면서 "투자기조를 이어가는 와중에 현금흐름을 확보한다는 어려운 미션 속에서 CFO는 꼭 필요한 부분에만 돈을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