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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트랜시스, 그룹 내 위상 공고…투심 잡을까 [발행사분석]사업전략적 중요도 높아…단기 실적 저하돼도 재무안정성 견고

이지혜 기자공개 2020-05-18 13:37:4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트랜시스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권을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견조한 실적성장을 이어갔지만 올해 1분기 수익성이 떨어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공장가동 중단, 판매부진으로 수익창출력이 저하됐다.

그러나 회사채 미매각 우려는 비교적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로서 사업기반이 안정적인 데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이 좋은 현대파워텍을 흡수한 덕분에 재무안정성 지표도 개선됐다.

◇현대차그룹 수요예측 흥행세 이어갈까

현대트랜시스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구조는 3년물 1200억원과 5년물 1200억원, 400억원이다. 최대 3200억원까지 증액가능성을 열어뒀다. 7년물 발행도 고려했지만 조달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3년물과 5년물로만 만기구조를 설정했다.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은 만기 도래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쓰인다.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2월 600억원, 9월 700억원, 10월 300억원 등 모두 16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일단 2월에는 자체자금으로 만기 도래 회사채를 상환했다. 4월 공모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조달시점을 조정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인수단 규모를 확대하며 만전을 기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으로 지난해와 같다. 그러나 인수단은 모두 6곳으로 확대했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세일즈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도 역대 최고로 높였다. 종전까지 현대트랜시스의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은 민평금리 대비 +25bp가 최고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40bp까지 끌어올렸다. 금리메리트를 최대한 부각시켜 투자자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수요예측 흥행 자신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트랜시스는 KDB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AA급 기업도 미매각 사태를 우려해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점과 대비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투자자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서며 존재감을 알렸기 때문에 현대트랜시스의 수요예측 결과도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4월 이후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모두 1조2800억원 규모다. 현대오트론을 시작으로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공모채를 찍었다. 현대자동차는 채권시장 경색 우려가 무색하게 3000억원 모집에 1조4100억원의 수요예측 참여금액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현대오트론도 공모채 초도발행이었는데도 3배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아차도 2배가량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된 덕분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 타격에도 재무구조 ‘견실’

현대트랜시스도 현대오트론 등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에서 주요 계열사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고 그룹에서 유일하게 변속기를 생산하고 있어 그룹 내 사업전략적 중요도가 높다”며 “파워트레인과 시트부문 모두 그룹에서 독과점적 공급지위를 보유하고 있어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현대트랜시스의 사업부문은 크게 파워트레인부문과 시트부문으로 구분된다. 2019년 1월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하면서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등 변속기와 관련해 전체 라인업을 갖췄다. 2019년 기준 매출비중은 파워트레인부문이 68.2%, 시트부문이 31.8%를 차지한다.

견실한 현대트랜시스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비껴가진 못했다. 현대오트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579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을 냈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30.2% 줄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일시적으로 국내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해외공장도 3월 20일부터 대부분 가동을 중단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재무안정성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IVT증설 투자, 인도 AP법인 신설 등 대규모 시설투자가 마무리돼 올해는 투자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떄문이다. 2019년 연결기준으로 현대트랜시스의 부채비율은 134%로 2018년보다 50%포인트 가까이 개선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외신인도가 우수하고 자본시장 접근성과 보유한 자산의 질이 좋다”며 “금융기관 차입금 미사용한도 등도 현대트랜시스의 재무적 융통성을 지지해준다”고 분석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현대트랜시스가 보유한 유형자산 장부금액은 2조2000억원 수준이다. 금융기관 차입금 미사용한도는 60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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