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0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핀테크 기업 쿠콘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위해 하반기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서비스 기업이 증시에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IPO 과정에서 투심을 끌어모은데 유리한 공모 환경을 맞았다.

코로나 이전에도 비대면 금융서비스는 급속 팽창해 왔다. 쿠콘의 실적이 최근 고공행진한 이유다. 쿠콘 입장에서는 기술력을 실적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탄탄한 실적에 더해 산업적 호재까지 맞으면서 빠르면 연내 상장 역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택트 수혜 '기대감'…핀테크 구현 '근간' 기술 주목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쿠콘은 상반기 실적 결산 후 지정감사를 추진한다. 상장예정 기업 신분으로 회계 감사를 받은 후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쿠콘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다.

쿠콘은 지난해부터 IPO 시점을 고민해 왔다.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이런 중에 최근 코로나 위기로 오히려 예상치 못한 산업적 호재까지 맞았다. 증시 자금이 언택트 관련 종목에 쏠리는 점은 향후 쿠콘의 IPO 공모 성사 가능성을 높인다.

핀테크는 대표적인 언택트 산업이다. 핀테크 업종이 지금까지 투자자들의 관심 섹터 중 하나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관심을 넘어 실질적인 투자 유망 섹터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쿠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나면서 코로나 여파 속에서 언택트 기업이 왜 부각되고 있는지를 증명해 냈다.

쿠콘의 2020년 3월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110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75억원) 보다 47%,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억원) 대비 무려 4배이상 커졌다.

특히 쿠콘의 사업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작동케하는 '근간'이라는 점에서 언택트 열풍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IPO 전에 이미 투심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다.

쿠콘은 데이터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상에 흩어져 있는 개인과 기업 관련 고유 정보를 수집해 회원사(법인)에게 제공한다. 회원사는 해당 정보를 가지고 대출 심사, 보험 가입 심사 등 비대면 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데 쓴다. 금융상품 가입 때 필요한 개인 정보를 해당 기업이 일일이 고객에 요청하거나 직접 구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쿠콘으로부터 제공받는 식이다.

쿠콘은 데이터 스크래핑 기술로 특허까지 취득한 곳이다.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국내 500여 기관과 제휴를 맺고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API)로 정리해뒀다. 쿠콘이 활용하는 데이터 정보량만 5만여개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쿠콘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회원사는 네이버페이, KB국민은행, 삼성생명, KT, 와디즈, 8퍼센트 등 다양한 업종, 사업군을 망라한다.

◇'탄탄한 실적+산업 호재' 투심 견인 전망, 연내 상장 '저울질'



쿠콘은 단순히 산업적 호재 하나만으로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 아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산업환경 변화에 맞춰 이미 고속성장해온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 핀테크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지난 1년새 쿠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배가량씩 커졌다. 쿠콘의 2019년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412억원으로 전년(259억원) 대비 60% 급증했다. 2019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35억원)과 비교해 79%나 커졌다.

시장에서는 쿠콘이 하반기 예비심사 승인 이후 연내 증시 상장까지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으로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는 데다 산업적 호재를 맞은 만큼 2020년이 공모 적기 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추가적인 성장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공모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해서다. 업계에서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아와도 공모주 투심이 다른 섹터에 쏠릴 경우 자칫 IPO에서 부침을 겪을 수도 있다. 현재 쿠콘은 내부적으로 하반기 상장과 2021년 상반기 상장을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증시에 입성한 핀테크 기업은 웹케시, 세틀뱅크, 아톤 정도뿐"이라며 "언택트 수혜를 기대하고 상장에 나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늘어날 텐데 투심이 분산되기 전에 먼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