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다시보기]'배그 개발자' 김창한 대표 590억 잭팟 예약크래프톤, 7년간 임직원에 총 91만주 이상 부여
성상우 기자공개 2020-05-27 08:09:15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은 최근 거론되는 대어급 IPO 후보 중 가장 '핫'한 회사다. 국내 게임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첫 서비스 이후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단번에 글로벌 1위 게임으로 부상했다. 현재까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으로 벌어들인 누적 매출은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배틀그라운드의 폭발적 상승세와 맞물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도 지난 3년간 가파른 속도로 치솟았다. 해외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5조원 밸류를 인정받았고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는 70만원을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 임직원들은 대규모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가 탄생하기 이전 창업 초기부터 성장을 함께한 임직원들에게 10년간 약 91만주의 주식으로 보상했다. 크래프톤이 올해 본격 IPO 추진에 나서면서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인물은 배틀그라운드 개발자이자 최근 크래프톤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창한 대표다.
22일 회사측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그동안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은 총 91만5259주다. 1차 부여분인 2010년 4월 1만5800주를 시작으로 2017년 10월까지 19차에 걸쳐 임직원에게 순차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해왔다. 행사가격은 1차 부여분에 적용된 2500원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 19차 부여분엔 7262원이 책정됐다.
부여 대상자 중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인물은 김 대표다. 2017년 10월 20일 행사가 7262원에 10만2500주를 부여받았다. 당시 19-1차로 부여된 20만2500주 중 절반 이상이 김 대표 몫이었다. 지난 1분기 기준 개인이 부여받은 스톡옵션 수량으론 미등기임원인 김형준씨(21만5000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량이다.
개발사 '지노게임즈'의 창업 멤버였던 김 대표는 2015년 블루홀에 합류했다.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1년 선배인 장병규 의장이 지노게임즈를 인수, 자회사가 된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시작했다.
김 대표가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2017년 10월은 배틀그라운드를 글로벌 게임유통플랫폼 '스팀'에 첫 출시한 이후 반응이 오던 시기였다. 당시 모두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히트를 예감하고 있었다. 이때받은 스톡옵션은 흥행 신작을 개발한 데 대한 보상격인 셈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예상을 뛰어넘는 히트를 쳤고 모회사인 크래프톤의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김 대표는 공로를 인정받아 김효섭 전 대표에 이어 크래프톤 대표직을 이어받았다.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자회사인 펍지와 모회사 대표직을 겸임한다. 4차산업위원회 임기를 마친 장병규 의장이 컴백하자마자 내린 조치였다. IPO를 앞둔 시점에서 회사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인물로 김 대표를 낙점한 셈이다.
김 대표에게 주어진 스톡옵션엔 시점별로 일정 수량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건이 붙어있다. 부여일(2017년 10월)로부터 2년 뒤인 2019년 10월에 35%를 행사할 수 있고, 2020년 10월에 35%, 2021년에 나머지 30%를 행사하는 식이다. 스톡옵션 전량을 행사하기 위해선 부여일로부터 4년을 계속 근무해야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미행사 수량은 2026년 10월에 소멸한다.
지난해 10월 1차 행사 가능 시점이 도래하자 김 대표는 총 수량의 35%인 3만5875주에 대한 매수권을 즉시 행사했다. 김 대표가 전량을 행사할 수 있는 2021년 10월은 크래프톤의 상장 시점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주관사 선정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크래프톤의 연내 상장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내년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최근 3년간 등락을 반복했지만 가장 최근 이뤄진 투자사의 지분 매각을 통해 추정한 기업가치는 4조7000억원 규모다. 총 주식수 804만5498주를 대입하면 주당 가치는 약 58만원선이다. 이 가치평가액이 상장시점까지 유지된다면 김 대표는 주당 약 57만3000원의 행사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전체 수량이 10만2500주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김 대표가 거둘 수 있는 총 차익은 587억3250만원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매출 5082억원, 영업이익 35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256%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을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견인한 실적이다.
PC버전 배틀그라운드가 수명 장기화로 하락세를 걷자 모바일 버전이 그 공벡을 완전히 메운 모양새다. 올해 출시 목표인 대형 신작 '엘리온'이 라인업에 가세하면 매출 및 이익 규모는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크래프톤의 스톡옵션을 보유한 김 대표 및 임직원들의 행사차익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Company Watch]HVM, 올해 연매출 500억대 진입 '총력'
- [Company Watch]'소프트웨어 솔루션 재편' 핀텔, 흑자전환 여부 ‘촉각’
- 폴라리스오피스의 '성공적' M&A 행보
- [i-point]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 고용노동부 위험성평가 대상
- [i-point]엔젤로보틱스, 상이유공자에 재활로봇 지원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자율주행 폭발물·지뢰 탐지 로봇 개발
- [i-point]케이웨더, LH 아파트에 천장형 환기청정기 공급
- [미래컴퍼니 장비 국산화 40년]“백투더 베이직, 다운사이클 없는 포트폴리오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