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타워 건물주, 패스트파이브에 SOS 현 운영사 위워크 높은 공실률에 교체 제안…임대차계약 이전 희망
이경주 기자공개 2020-06-01 14:25: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종로타워 건물주인 KB자산운용이 패스트파이브에 종로타워 공유오피스 운영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 운영사인 한국 위워크가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고 있는 탓이다.국내 공유오피스 지형변동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토종 패스트파이브는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외국계인 한국 위워크는 본사의 경영난으로 사업동력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위워크 공실률 해결할 구원투수 역할 제시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최근 패스트파이브에 종로타워 공유오피스 운영을 제안했다. 현 운영사인 한국 위워크와 맺은 임대차계약을 패스트파이브가 승계할 의향이 있는지 타진했다.
공유오피스 사업은 건물을 건물주와 장기임대차계약을 맺어 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작은 사무실로 나눈 뒤 월 사용료를 받고 사무공간을 재임대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사업이다. KB자산운용이 패스트파이브에 임대차계약 승계를 요청한 배경이다.
종로타워는 종로의 랜드마크다. 건물규모가 지하3층 지상 33층에 높이가 133m에 이른다. 위워크 입장에서도 강북에서의 입지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지점으로 평가됐다. 위워크는 2018년 9월 종로타워 8개층에 입주해 영업을 시작했다. 임대한 면적은 종로타워 연면적(6만여㎡)의 31%인 1만8895㎡다. 임대차 계약기간은 2038년까지다.
KB자산운용이 패스트파이브에 SOS 요청을 한 것은 위워크가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KB자산운용 입장에선 8개 층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임대수익이 불안정해졌다.
같은 이유로 위워크는 이달 중순 전후로 임대차계약 파기를 KB자산운용에 요청하기도 했다.공실률이 높으면 위워크도 수익(임대료)보다 비용(건물주 지불 임차료)이 커져 적자경영을 하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요청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당장 계약파기를 하면 공유오피스 운영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비슷한 시기 패스트파이브와 접촉해 대안마련에 나섰다.
◇패스트파이브 뜨고, 위워크 지고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지형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이번 건으로 패스트파이브는 소위 '뜨는' 토종 공유오피스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패스트파이브는 2015년 포항공대 출신 젊은 창업가 김대일 대표가 세웠다. 일반적 스타트업과 달리 고공성장하면서 흑자 경영을 초창기부터 달성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매출 425억원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31억원을 달성했다. 2016년부터 EBITDA는 3억원으로 흑자였고 지난해 10배 규모로 커졌다. 현재 지점을 23개점으로 단기에 빠르게 확장했지만 평균공실률을 3%미만으로 관리해온 것이 흑자 비결이다. 내실을 동반한 성장이다. KB자산운용이 운영을 제안한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 위워크는 미국 본사(위워크)가 작년 IPO에 실패한 이후 창업주와 투자자간 갈등이 생기면서 영업이 위축돼 있다. 작년 말부터 신규 출점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낮은 지점 철수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로타워는 이 같은 분위기를 나타내는 사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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