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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의 다른 점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27 13:25:5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는 공유경제의 대표 아이콘이다. 설립 10년만에 전세계 100개 도시에 500개 넘는 사무실(입주자 40만명)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부상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강력한 후원자다. 그를 ‘미다스의 손’으로 추앙받게 한 비전펀드를 통해 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위워크는 470억달러(약 57조원) 기업가치(밸류)를 기대하고 작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하지만 IPO에 임박해 받은 실제 밸류는 기대치의 3분의 1인 15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그간 가려져 있던 부실과 창업주 애덤 노이만의 방만경영이 드러난 탓이다. 위워크는 지난해 16억달러(약 1조96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더불어 노이만은 회사를 이용해 개인 임대수익을 취했고 기업 사명 저작권료로도 600만달러를 챙겼다.

IPO는 무기한 연기됐고 소프트뱅크그룹은 막대한 평가손실로 14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작년말 위워크 경영권을 인수해 뒷수습에 한창이다. 손 회장은 이달초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노이만을 지나치게 믿었다”고 한탄했다.

위워크의 몰락은 국내 토종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가 IPO를 결정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위워크 탓에 공유오피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겨났다.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창업자 김대일 대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졸지에 패스트파이브는 다르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장이 됐다.

CEO만 놓고 보면 확실히 달랐다. 김 대표는 “물을 많이 주면 뿌리가 썩는다”고 표현했다.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도 돈을 대겠다는 투자자가 있으니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창업 전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투자자로 3년간 활동했기에 몸소 체득한 생리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니 적자는 당연하다는 인식을 경계했다. 위워크와 달리 흑자경영을 추구했다. 4년 연속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2016년 3억원에서 지난해 31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EBITDA 마진율은 7.2%다. 4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00% 이상임을 감안하면 EBITDA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실을 기한 성장 전략 덕분이다. 2015년 설립 이후 23개 지점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평균 공실률을 3% 미만으로 관리했다. 한국 위워크의 경우 지점별 공실률이 20~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도 밝다고 느껴졌다. 사업구상을 밝히는 김 대표의 열정 어린 표정 덕이다 . “회원수가 많아지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며 “부동산을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 애플의 스티브잡스 같이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파이브는 '한국판 위워크'가 아니었다. 최소 국내에선 위워크보다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CEO 마음가짐과 경영철학에 따른 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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