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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그룹, 아픈 손가락 '이수건설' 매각한다 물밑서 원매자 물색 중, 재무 리스크 절연 차원 해석

이명관 기자공개 2020-06-02 08:14:5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그룹이 이수건설 매각을 타진 중이다. 이수건설은 그동안 그룹에게 '아픈 손가락'이나 다름없었다. 최대주주인 이수화학이 그간 이수건설에 쏟아부은 자금은 2000억원을 상회한다. 이수건설의 실적이 계속 내리막길을 걸은 탓이다.

향후 전망도 어두워 추가 자금지원이 뒤따를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여기에 우발채무도 9000억원에 육박한다. 건설 자회사 매각이 현실화하면 이수화학은 불필요한 자금유출을 막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IB업계에 따르면 이수그룹이 이수건설 매각을 위해 물밑에서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회계법인에서 잠재 원매자를 대상으로 의견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중견 건설사, 부동산 디벨로퍼를 잠재 원매자군으로 점찍고 물밑에서 접촉 중"이라며 "다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수그룹이 이수건설 매각에 나선 이유는 건설의 모회사이자 그룹 핵심인 이수화학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다. 현재 이수건설의 최대주주는 지분 72.5%를 보유한 이수화학이다. 이수화학은 그동안 이수건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수건설이 이수화학의 자회사로 편입된 시기는 2009년 4월이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을 대상으로 보유 중이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형태로 지분을 취득했다. 출자전환 채권 규모는 1022억원이다. 당시 이수건설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을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수화학이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셈이다.

이후 이수화학은 증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수건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첫 번째 자금지원에 나선 시기는 2009년 8월이다. 이수건설이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46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2010년과 2013년 각각 800억원, 500억원씩 증자를 통해 지원했다. 이수화학이 이수건설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2013년까지 5년 동안 지원한 자금은 1760억원에 이른다.

이렇게 모기업의 지원 속에 이수건설은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수 있었다. 다만 이수건설에 대한 지원을 차입을 통해 마련한 탓에 이수화학이 재무부담은 가중됐다. 2009년 2167억원이었던 총 차입금은 2013년 4089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로도 이수화학의 이수건설 지원이 계속 이어졌다. 이수건설이 워크아웃 졸업 이후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탓이다. 이수건설은 2016년 매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 3년째 매출이 줄고 있다. 2017년 4489억원으로 25% 줄어든 데 이어 2018년에는 3075억원, 지난해엔 3007억원까지 축소됐다. 영업이익도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7년부터 3년 동안 잉여현금이 없을 정도로 유동성 흐름도 좋지 않았다. 잉여현금흐름(FCF) 추이를 보면 2017년 마이너스(-) 103억원으로 순유출됐다. 2018년과 2019년에도 마이너스 현금흐름 추세는 계속됐다. 3년 동안 빠져나간 현금은 631억원에 달한다. 이에 이수화학은 2018년 말께 한 차레 더 자금 지원을 했다. 증자에 참여해 600억원을 지원했다. 이번엔 서초구 반포동 사옥을 매각해 증자대금을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수화학은 자금지원 외에 지급보증 등 건설 프로젝트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이수화학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돼 왔다. 한때 제공한 지급보증액은 2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는 이수건설의 프로젝트 규모가 축소된 영향으로 이수화학이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는 3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이수건설은 토목, 플랜트, 해외공사의 비중이 적다. 주택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있다. 그런데 최근 단순 시공만 도맡는 외주주택사업 외에 수익성이 좋은 자체 분양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분양공사는 없는 실정이다. 분양미수금 역시 미미한 편이다. 이수건설은 자체 브랜드로 '브라운스톤'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과 관련해 이수그룹 측에 수차례 문의를 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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