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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곳곳 '깃발' AIP, 실적도 날개달았다 [부동산 운용사 열전]②김기용 체제 '안착', 급속도 체질 개선…엑시트 완수·AUM '10조' 목표

김수정 기자공개 2020-06-09 13:16:56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0: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P자산운용의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과거의 부침이 무색해진다. 김기용 대표 취임 이듬해 손익은 가볍게 흑자로 전환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작년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운용자산(AUM)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실적이 날개를 달았다.

성장 비결은 차별화된 해외 투자 자산을 제공하는 역량에 있다. AIP자산운용은 북유럽과 동유럽 등 기존 국내 투자기관이 손을 뻗지 못했던 지역 구석구석에 한국 투자자 최초로 진출해 고수익 자산을 발굴해 왔다.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에쿼티 펀드들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앞으로는 성공적인 엑시트 레코드를 쌓는 데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해외 자산을 외국 자본에 제값 받고 매각해 투자부터 회수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AUM 10조원 규모 운용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1분기 만에 한해 농사 '끝'…ROE 154% '압도적'

AIP자산운용은 창립 직후인 2013년과 2017년 2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손익 기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7년 10월 김기용 대표가 키를 잡은 이후 실적이 급속도로 호전되기 시작했다. 2017년 한 해 동안은 8억원 순손실을 냈지만 이듬해 바로 42억원 순이익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영업수익 역시 2018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 100억원대를 유지했다. 올해도 큰 변수가 없는 한 100억원대 영업수익과 순손익 흑자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들어 작년 한 해 결실을 뛰어넘는 수준의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수익은 74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7억원, 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138.7%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61.5%, 184.6%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02억원, 38억원, 30억원이었다. 영업수익은 작년 규모에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 금액을 웃돈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을 내면서 직원 1인당 생산성 지표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올 1분기 AIP자산운용의 인당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2억9400만원, 1억8800만원을 각각 나타냈다. 1인당 펀드 설정액은 1210억원, 펀드 수는 1.6개를 기록했다. 모두 부동산 전문 독립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64%로 업계 평균인 36%의 2배 가까이 됐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4%로 업계 평균 30%를 5배 가까이 웃돌았다.

올 1분기 실적이 이처럼 급격히 호전된 건 건 사상 최대 규모 에쿼티 투자를 성공적으로 클로징하면서 매입보수를 수취했기 때문이다. AIP자산운용은 작년 하반기 내내 공들인 결과 올 초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OP파이낸셜그룹 본사 사옥 'OP캠퍼스'(OP Campus)를 6400억원에 인수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으로부터 1700억원 가량을 출자 받아 펀드를 조성한 뒤 나머지 자금을 현지 연기금 출자와 금융사 대출 등으로 조달했다.

OP캠퍼스 등기이전 작업이 완료되면서 이 딜에 대한 매입보수를 올해 1분기 중 수취한 덕분에 펀드 운용보수가 71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운용보수 가운데 기본보수를 제외하고 성과보수 등이 해당되는 기타 운용보수 명목으로 발생한 금액만 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연간 기타 운용보수와 견줄법한 액수다.

AUM이 확대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본보수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3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2018년 41억원, 지난해 63억원 등으로 해마다 앞자리가 바뀌고 있다. 올해도 1분기와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기본보수가 작년 수준을 웃돌게 된다.


◇해외비중 90%...벨기에·덴마크·핀란드까지 세계 곳곳에 '깃발'

AIP자산운용은 해외 특화 운용사 타이틀에 걸맞게 누적 AUM 5조7900억원 중 93%를 해외 자산으로 채웠다. 초창기까지만 해도 해외 비중이 99% 육박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국내 브릿지론과 멀티에셋 펀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투자자산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동산 투자 자산의 대부분이 해외 물건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 AUM의 대부분이 에쿼티 투자이며 대출투자는 7400억원 정도다.

AIP자산운용은 해외 오피스 투자 시장에서 전략적 시장을 선점해 왔다. 부동산 운용사 최초로 호주와 벨기에 정부 자산 오피스에 투자했다. 미국, 호주, 벨기에 등지에서 나아가 영국, 덴마크, 핀란드, 슬로바키아 등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AIP자산운용이 진출한 국가 중 미국과 호주, 영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AIP자산운용이 국내 투자자로서는 최초로 깃발을 꽂았다.

정부신용등급이 'AA' 이상인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르는 제도적 리스크를 헤지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AIP자산운용의 투자 전략이다. 현재 AIP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오피스는 100% 임차율을 유지 중이다. 선호하는 투자 전략은 코어플러스에 가깝다. 규모와 연식, 입지, 임차인까지 모두 완벽히 갖춘 프라임급 오피스보다는 한 가지 정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 자산을 발굴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투자 자산의 여러 조건 가운데 가장 무게중심을 두는 건 임차인 신용도다.


AIP자산운용 투자 자산 중 자산가치 기준 최고가를 찍은 건 올 1분기 깜짝 실적의 주역인 핀란드 OP캠퍼스다. OP캠퍼스 매입 이전까지 최대 규모 에쿼티 투자 자산은 매입가 약 3700억원 규모의 영국 '캐논브릿지하우스'(Canon Bridge House)다. 캐논브릿지하우스는 런던 3대 오피스 밀집 지구 중 한 곳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이다.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사옥으로 사용하면서 공실률 0%를 자랑한 우량 자산이다.

AIP자산운용은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약 1700억원을 출자 받고 나머지 금액을 현지 담보대출로 조달해 이 자산을 사들였다. 캐논브릿지하우스는 김 대표가 AIP 합류 후 처음 진행한 에쿼티 투자이자 AIP자산운용의 새출발을 확실히 각인시킨 딜로 평가된다.

AIP자산운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 해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 본사 빌딩(2100억원)과 영국 레딩 소재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본사 빌딩(1470억원) 등을 인수했다. 노보노디스크 본사 딜은 국내 투자자의 첫 덴마크 오피스 투자로 기록됐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출자자로 나섰다. 영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빌딩은 보통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중심지를 벗어나 '세컨티어'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덕분에 기대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고 이에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적극적 의지를 갖고 출자했다.

지난해에는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의 중심가에 위치한 '트윈시티 타워'를 1600억원에 인수하면서 보다 고도화된 세컨티어 지역 투자 사례를 썼다. 트윈시티 타워는 아마존 동유럽 물류 헤드쿼터가 사용하는 오피스 빌딩이다. 2018년 준공된 연면적 3만4800㎡ 규모 신축 건물이다. 중심지에 위치한 대규모 신축 오피스로 안정적인 임차인까지 갖췄지만 서유럽 대비 안정성 면에서 열위에 있다는 이유에서 연 9%대 기대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었다.


◇'성공적 엑시트' 과제…AUM 10조 목표

올해 최우선 목표는 성공적인 엑시트 레코드를 남기는 것이다. AIP자산운용은 아직 대규모 해외 에쿼티 펀드를 청산한 적이 없다. 부동산 펀드가 보통 5~7년 만기로 설정되는 만큼 국내 운용업계 전체로 시각을 확대해 봐도 해외 자산을 매각한 사례는 흔치 않다. AIP자산운용이 현재 운용중인 에쿼티 펀드 만기는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지금까지는 자산을 성공적으로 매입해 운용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단계였다. 올해부터는 매입·운용에 더해 회수 사이클까지 투자 전 과정에 대해 성과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만큼 AIP자산운용은 올해를 매우 중요한 시기로 자각하고 선제적으로 회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엑시트에 있어서 AIP자산운용은 국외 자산인 만큼 해외 자본을 대상으로 매매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외국에서 사들인 자산은 외국 자본에 제값 받고 팔아야 한다는 주의다. 해당 자산들의 잠재적 투자수요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글로벌 투자 시장 상황을 반영해 성공적으로 매각을 실현함으로써 실력을 인정받겠다는 취지다. 우수한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엑시트까지 성공하는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외형 측면에서 목표는 우선 AUM 1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보통 자산의 50~55% 가량을 대출로 조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AUM 10조원은 펀드 설정액이 5조~6조원 수준으로 커지면 달성 가능한 수치다. AIP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는 창립 이래 에쿼티 자산을 성공적으로 청산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펀드로 보유한 자산들 가치가 10조원 정도 되면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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