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껴간 SK가스, 신사업 자신감 [발행사분석]발전사업, 실적안정성 개선 도모…투자부담은 불안요소
이지혜 기자공개 2020-06-11 15:41:2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펀더멘탈 저하 우려가 크지만 SK가스는 예외였다. 1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LPG(액화석유가스) 파생상품 손실 일부가 환입된 덕분이다. 연간 수익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과 산업용 LPG 수요는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한발 비껴 있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발전사업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변동성을 줄여 이익창출력이 한결 탄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비록 신사업 투자부담은 크지만 국내 LPG 수입판매시장을 과점한 데 힘입어 현금창출력으로 만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보유 부동산도 있어 대체자금 조달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신사업으로 안정성 잡는다
SK가스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규모는 1500억원이고 만기구조는 3년물 800억원과 5년물 500억원, 7년물 200억원으로 구성됐다. 발행일은 19일이며 대표주관업무는 SK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으로 증액할 수도 있다.
SK가스의 이번 딜은 정책적 도움없이 이뤄진다. 자금사용목적이 운영자금 확보이기 때문이다. SK가스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채권시장 안정펀드의 도움을 받을 자격요건은 갖췄다. 그러나 채안펀드는 자금사용목적이 회사채 차환인 딜만 참여할 수 있다.
SK가스의 자신감은 신사업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LPG수입판매사업자지만 조만간 발전분야까지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며 “계획대로 신사업이 추진되면 지금보다 영업이익 규모가 두 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K가스는 2014년 12월 울산GPS를 종속회사로 두고 현재 모두 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GPS는 당초 석탄화력발전소로 추진됐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따라 LNG와 LPG를 연료로 하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로 바뀌었다. 현재 울산GPS는 가스복합발전설비를 지어 운영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 등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울산의 석유·LNG복합터미널, 사우디APC와 합작투자를 통한 PDH·PP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사업 성과가 나타나면 실적안정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가스는 LPG수입판매업 특성상 LPG의 국제가격, 대체연료나 원유, LNG 등의 가격흐름에 따라 손익변동성이 큰 편이다. 발전소를 완공해 운영하면 이익변동성이 완화할 수도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발전사업의 성장성이 높진 않지만 일단 건설되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SK가스의 실적안정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SK가스에 미치는 영향도 비교적 적다는 분석이다. SK가스는 국내 LPG수입시장에서 점유율 38.7%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송용과 가정, 상업용 LPG 수요는 둔화했지만 석유화학용과 산업용 수요가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석유화학과 산업용 LPG수요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기에 SK가스의 안정성도 그만큼 높다는 분석이다.
◇현금창출력으로 투자부담 완화
관건은 신사업이 결실을 맺을 때까지 재무건전성을 지킬 수 있느냐다. 일단 올해는 안정적 현금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투자계획은 2500억원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울산GPS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면서 2022년까지 연간 투자규모가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고성그린파워에도 2021년 1702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투자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고 울산가스복합발전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작업도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2021년부터 투자를 본격화하며 부족자금이 발생하거나 채무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4331억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가스의 영업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 규모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SK가스가 재무부담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SK가스는 연간 2000억원 규모의 EBITDA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발생한 헷지용 LPG파생상품 순손실 중 일부가 영업이익으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8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8%나 늘기도 했다.
또 유형자산 장부가가 9000억원에 이르는 충전소와 저장시설 부지 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을 활용한 대체자금조달여력과 신규사업 준공 후 수익창출력 증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재무부담은 통제가능한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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