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6월 16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정비사업 수주 격전지에선 외주영업의 효용을 놓고 말이 많다. 업계 악습으로 진작에 불법행위로 규정됐지만 한번 써본 곳들은 위력을 대부분 인정한다. 언택트(Untact) 시대에 현장에 나가서 궂은 일 해주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하고 있는 셈이다.'OS요원' 또는 '외주영업 요원'이라 불리는 이들의 업무영역은 명확치 않다. 홍보관이나 설명회 이외의 장소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개별접촉하는 사람을 통칭한다. 직접 대면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불법행위가 일어났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공식적으로 이들은 없는 존재다. 조합에 등록된 인원 외의 홍보자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된다. 대형 건설사도 외주영업 요원을 따로 고용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시공사 홍보활동지침에는 조합원에 대한 개별홍보 행위가 3회 이상 적발되면 입찰이 무효처리된다고 적혀있다. 아직까지 외주영업을 써서 입찰이 무효화됐다는 건설사는 들어보지 못했다.
허술한 관리감독 하에서 요원들은 여전히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 주무관청이 점검반 인원을 확대해도 건설사가 일단 쓰기로 마음먹으면 잡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삼성물산이 5년만에 정비사업장에 복귀해 수주를 따내고 아쉬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클린 수주' 원칙에 따라 홍보관에 발이 묶여있다시피 했는데 경쟁사들은 외주영업 요원을 활용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삼성물산과 경쟁사들이 수주전에서 외주영업 요원을 활용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건설사라면 누구나 조합원 한명이라도 직접 만나 상대의 약점을 콕콕 집어내고 살갑게 우리 편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이다.
외주영업 파견 근절은 어느 한곳의 '클린 수주' 외침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워낙 위력이 강해 경쟁사가 활용하는 순간 강한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건설사 자정작용 없이는 불가능한 셈이다.
최근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클린'을 키워드로 내민 점은 긍정적이다. 상호 비방전을 자제하고 외주영업 없이 입찰제안서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재무적으로도 유리하다. 정비사업 수주전에 지면 수백억원을 잃는 것도 옛말이 될 수 있다.
건설사 간에 수주전이 반복되면서 상호 불신이 쌓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뒷단에서 공공연하게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일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감독당국 역시 입찰지침을 강화한 만큼 경계를 늘릴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정비업계에 '외주영업 요원'부터 사라져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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