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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PI서 LP까지' 팔방미인 임원국 메디치인베스트 이사'포용적 리더십' 파트너 구축, '1000억 펀딩 추진' 빌드업 매진

이윤재 기자공개 2020-06-22 07:55:0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설립 10년 이내 벤처캐피탈 중 독보적인 실력자로 꼽힌다. 벤처투자부터 사모투자까지 두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은 성장에 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수십년을 갈 수 있는 벤처캐피탈을 꿈꾸고 있다. 벤처투자 부문에서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심에는 임원국 이사(사진)가 있다.

임 이사는 자본시장에서 누구보다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심사역이다. 생명공학도로 시작해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증권사 등을 두루 거쳤다. 직접투자부터 펀드에 자금을 대는 간접투자까지 모든 영역을 경험했다. 자연스레 자신만의 벤처투자 철학도 세웠다. 모두를 이롭게 하는 투자를 목표로 수익률과 사회공헌을 함께 잡으려는 게 임 이사의 목표다.

◇성장스토리 : PI·간접투자 등 자본시장 누비고 VC 입문

임 이사는 일찌감치 금융맨을 다짐했다. 군복무를 하던 시절 우연찮게 접했던 경제에 대한 관념이 머리에 뿌리 깊게 박혔다. 고려대학교 생명산업과학부 학사를 마치고 대기업에서 제약영업을 시작했지만 금융분야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전공쪽 커리어를 쌓기 보다는 금융산업이 계속 눈에 밟혔다.

결국 6개월여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자산운용사 한 곳과 입사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마지막에 틀어졌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결국 한국저축은행과 인연이 닿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한국저축은행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이었다. 운도 좋았다. 임 이사가 부여받은 직무는 기업 지분투자였다. 주니어였지만 저축은행 특성상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자기자본을 운용할 수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자산운용사였다. 자산운용사는 어떻게 자산을 굴리고 투자하는지 궁금했다. 하우자산운용에서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사모투자를 이끄는 한수재 부사장과도 인연이 됐다. 이후 신한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캐피탈은 여러모로 좋은 기회였다. 규모 있는 기업 지분투자는 물론 벤처펀드·PEF를 직접 운용한데다 출자까지 맡았다.

자본시장 구석구석을 누빈 건 임 이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 고유계정(PI)부터 펀드운용, 유한책임출자자(LP) 업무, 인수금융 등을 두루 겪었다. 여러 투자를 체득하면서 가슴 한 켠에 벤처투자 열망이 커지기 시작했다.

비상장사에 투자해 함께 커나가는데 꽂혔다. 그때 인연이 닿은 곳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다. 벤처투자쪽 총괄인력이 필요했던 메디치인베스트먼트에 지난해 합류했다.


◇투자 철학 : 모두에게 득되는 '딜' 목표, 파트너십 구축 주도

임 이사는 독특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다. 그간 자본시장 곳곳을 다니면서 '모두가 이로운 투자'를 목표로 삼았다. 투자자는 분명히 수익을 챙겨야 하는 게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회적 공헌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결국 투자와 얽힌 이해관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서로 다른 여건에 처한 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세우려면 상호간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파트너십이 만들어진 투자 건은 분명히 좋은 성과를 낼 거란 확신이 있다. 그렇기에 임 이사는 구심점 역할과 같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다른 투자 포인트는 창업가의 자세다. 상장사는 여러 참고 지표가 많다. 산업의 성장 방향성에만 부합한다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벤처투자가 주로 타깃하는 비상장사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이 때문에 임 이사는 비상장사 투자 검토시 창업자의 눈을 무조건 확인한다. 눈에는 창업자가 가진 역동성이나 비전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임 이사는 "투자처를 선정할 때 어떤 인력들이 모여 움직이는 지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며 "과거 모셨던 상사 분이 '창업가의 눈'을 보라는 조언을 해줬는데 수년간 직접 해보니 맞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찾아가 만나며 눈을 보고 했던 투자들은 대부분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 1 : 어니스트펀드, 창업자 만나 투자 확신

신한캐피탈 시절 포트폴리오로 담은 어니스트펀드에는 그의 투자철학이 잘 녹아있다. 어니스트펀드는 당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세상에 나온 회사였다. 기관투자가로는 신한은행 뿐이었다.

자연스레 계열사인 신한캐피탈에도 투자 검토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의무사항은 없었다. 사업의 성장성을 검토해보니 불확실성이 제법 있었다. 오랜 기간을 고민하던 끝에 결국 서상훈 대표를 직접 찾았다. 만나보니 불확실성이 사라졌다. 서 대표의 눈에서 사업에 대한 올곧은 의지와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 수많은 고민을 거친 끝에 투자가 이뤄졌다.

어니스트펀드는 투자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캐피탈은 특성상 장기투자보다는 중단기 관점에서 차익 실현이 필요했다. 서 대표에게 사전에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적격 투자자를 물색했다. 약 2년 남짓한 기간만에 내부수익률(IRR) 49.2%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임 이사는 "어니스트펀드는 계열사에서 창업보육을 한 투자처였지만 검토 당시에 의무투자 사항에는 해당되지 않았다"며 "오로지 창업자인 서 대표를 만나보니 충분히 성장할 것이란 판단이 들어 고민 끝에 투자를 단행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트랙레코드 2 : '제넥신' PER 아닌 PSR 차용, 유연한 투자시각

상장사였던 바이오기업 제넥신 투자 건은 조금 달랐다. 당시만 해도 상장사 투자 지표는 대부분이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반으로 했다. 제넥신에 대한 투자 검토를 하니 PER 지표로는 투자심의위원회 통과가 어려웠다.

그때 임 이사가 택한 전략이 바로 PSR(주가매출비율) 지표였다. PSR로 측정해 제넥신 투자가 충분히 유의미하다는 심사보고서를 작성했다. 신한캐피탈 상장사 투자에서 PER이 아닌 PSR은 처음이었다. 금융기관 특성상 바이오 포트폴리오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지표까지 더해지니 불확실성이 컸다.

여러 논의 끝에 자기자본과 운용중인 벤처펀드를 통해 총 50억원을 투자했다. 상환권이 없는 전환우선주(CPS) 였던 만큼 주식 전환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어야 했다. 약 2년 만에 투자는 IRR 44.1%에 달하는 결실을 맺었다.

임 이사는 "당시 PSR에 기반한 심사보고서는 처음이었던 만큼 리스크 부서 등을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유연하게 투자시각을 바꿔 밀어부쳤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 뛰어난 업무 적응력과 포용적 리더십 특화

임 이사는 뛰어난 적응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성격이 다른 여러 금융회사를 옮기면서도 업무 수행에는 차질이 없었다. 한 쪽에만 특화된 스페셜리스트가 많은 금융업에서 임 이사와 같은 제너럴리스트이면서도 성과를 내는 심사역을 찾기는 어렵다.

투자철학과 맞물린 조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여러 기관별로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협의를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진솔한 태도로 상대 얘기를 경청해 내외부적으로 두터운 신망을 쌓고 있다.

주니어 시절부터 지켜보며 직접 영입한 한수재 부사장도 이러한 점에 끌렸다. 한 부사장은 "한때는 부하직원, 다른 때는 LP로 만나는 등 그간 봐왔던 임 이사는 보기드문 포용력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계획: 1000억 대형 벤처펀드 결성 추진…하우스 빌드업에 매진

임 이사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투자 최전선을 누비기 보다는 경영진과 심사역간의 연결고리를 자처한다. 심사역과 함께 딜을 발굴하고 동시에 적절한 성과보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임 이사가 맡는 역할이다.

올해 최대 목표는 1000억원대 대형 벤처펀드 결성이다. 벤처투자 잔뼈가 굵은 배진환 대표, 삼성전자 출신인 박우일 팀장과 함께 펀드레이징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펀드레이징부터 투자전략 수립까지 펀드 운용 전반을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 펀드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 영역에서 최대 규모 타이틀을 예약한 상태다. 최소 결성 규모인 800억원대를 뛰어넘는 수준에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 등 소부장 기업들을 주로 타깃으로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임 이사는 "중간 관리자로서 직접 투자자로 나서기 보다 벤처투자 전반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운용사 설립 이래 최대 벤처펀드 결성을 성공적으로 완주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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