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서 내년엔, 코로나19 이후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지난달 말 한국캐피탈 임원진 회의에서 이상춘 대표가 화두를 던졌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는 캐피탈업계에서 '내년' 신사업 아이템 발굴을 주문했다.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출범한 태스크포스팀(TFT)은 매주 이 대표에게 직접 진행 상황을 점검받고 있다.그와 함께 일한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대표는 '느슨한'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롯데캐피탈과 BNK캐피탈(옛 BS캐피탈)의 창립 멤버로 두 회사를 중·대형사로 키울 만큼 캐피탈 업무엔 도가 텄다. 숫자 하나, 문구 하나같은 디테일에도 강하다. 나름 잔뼈가 굵은 임원들도 수십번씩 회의자료를 검토하는 이유다.
임직원 입장에선 피곤한 노릇이지만 그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국캐피탈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했다. 2016년 관계사인 HK자산관리 자본잠식과 미트론 사기 등 악재로 휘청이던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전통 리스업과 기업금융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리테일로 확장하고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재금융은 대폭 줄였다.
가파른 자산성장 속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았다.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신뢰도 두터워지면서 전산개발 투자를 비롯해 지난해 유상증자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특유의 '깐깐함'은 리스크관리에서 부각된다. 통상 오너가 아닌 CEO는 단기간에 실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리스크관리의 우선순위는 뒤로 밀린다. 이 대표는 달랐다. 조금이라도 이상신호가 보이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는다. 연체금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60%에 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선 것도 그 연장선이다. 2월부터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주문해 다른 여전사들이 자금 경색으로 난항을 겪을 때도 영업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2차 팬데믹까지 고려해 업계 1호로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지원을 받아 700억원의 버퍼를 추가로 마련했다.
물론 코로나19가 추후 금융권에 미칠 여파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중견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한국캐피탈을 보면 당장의 어려움보단 비전을 기대하게 된다. 이 대표의 깐깐함 이면에 담긴 캐피탈업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 때문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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