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논현동 사옥 '콜옵션' 행사하나 예비투자자 마스턴 포함 운용사 3곳 협상 중, 내주 확정 방침
이명관 기자공개 2020-06-29 14:10:3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이 논현동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까.두산건설은 과거 유동성 마련을 위해 하나대체투자운용에 세일엔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후 올해 초부터 하나대체투자운용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논현동 사옥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두산건설이 자산운용사를 우군으로 내세워 보유 중인 우선매수권(콜옵션) 행사를 검토 중이다. 현재 두산건설은 3곳의 운용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내주 중 투자 파트너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전 협의 거쳐 콜옵션 행사 논의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논현동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위해 마스턴투자운용을 비롯해 3곳의 자산운용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건설은 과거 하나대체투자운용에 논현동 사옥을 매각했을 때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우선매수권 가격은 입찰을 통해 결정된 최종 가격에서 0.5% 증액된 금액이다.
두산건설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매수권 행사해 건물 직접 인수하거나 △제3자를 지정해 우선매수권을 양도하는 방법 등이다. 두산건설의 재무상황을 고려했을 때 제3자 지정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 입장에서 보면 논현동 사옥의 연간 임대료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재무여력을 감안하면 재매입 후 매각하는 형태가 유력한데, 이를 위해 복수의 운용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두산건설의 노림수는 기존에 맺어진 임대차 계약을 새롭게 변경하는 데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통상 제3자와 선제적으로 입을 맞춰 권리를 행사하는데, 이때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는 조건이 붙는다"며 "임대료와 임대차 기간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7년 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하나대체투자운용에 논현동 사옥을 1400억원에 매각했다. 이때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15년으로 오는 2028년까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연간 임대료가 1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두산건설의 현금창출력에 비춰보면 부담스러운 액수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였다. 7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실제로 658억원이 순유출됐다. 이 같은 마이너스 현금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건설 논현동 사옥 거래대상은 전체 연면적 3만9874㎡ 중 3만1877.78㎡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하 1층~지상 2층, 지상 7층~지상 20층이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건물 지분만큼 이다. 현재 논현동 사옥은 하나대체투자운용이 79.95%, 두산그룹 계열인 오리콤이 20.05%를 보유 중이다. 매도자 측은 최근 입찰 결과를 토대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진행 중이다. 최종 인수자는 두산건설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다음주 중 우선매수권 가격이 확정될 예정"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예비 투자자가 제시한 조건을 비교해 파트너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스턴운용, 두산그룹과 인연 주목
두산건설의 예비 투자파트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마스턴투자운용의 최근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이다. 주목할 점은 마스턴투자운용과 두산그룹의 협업이다.
두산건설과의 협업 이외에 그룹 구조조정 자구안의 일환으로 매물로 내놓은 동대문 '두타몰'도 마스턴투자운용이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마스턴투자운용은 두산그룹과 두타몰 거래금액에 대한 합의를 완료하고 계약서 작성에 돌입했다. 양측이 협의를 통해 결정된 거래금액은 8000억원 선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두타몰의 경우 꽤 오래 전부터 협의가 진행돼온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가격 눈높이가 맞으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펀드 시장 진출했는데, 이후 지금까지 가파른 속도로 외형을 불려나가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시기는 2010년이다. 코람코자산신탁 창립멤버 출신인 김대형 대표가 만들었다. 2010년 9월 리츠 자산관리 회사였던 마스턴에셋매니지먼트를 인수한 이후 마스턴투자운용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초기엔 리츠 중심으로 사업을 벌였다. 그 후 꾸준히 수탁자산을 늘려나가며 운용자산 규모를 늘렸다. 2013년 5437억원이었던 수탁자산은 부동산 펀드 시장에 진출하기 전인 2016년 8664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다 2017년 9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20년 현재 누적 운용자산은(AUM)은 15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부동산 펀드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 8조4000억원 가량이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마스턴투자운용은 작년 공제회, 은행 등이 참여하는 기회추구형 블라인드펀드 2호, 3호 등을 통해 총 4000억원을 모았다. 자산운용에 탄력이 붙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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