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코스맥스그룹 형제경영 돌입…'한지붕 두가족' 구획 분명해졌다장남은 화장품, 차남은 건기식…관련 계열사 지분·자산 거래
최은진 기자공개 2020-07-02 13:06:5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그룹은 올해부터 오너 2세 경영체제가 마련됐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의 장남이 코스맥스를, 차남이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다. 표면적으론 주력 계열사를 하나씩 맡는 형태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나름의 계산이 담겨 있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분할하는 그림이다.계열분리가 아닌 코스맥스그룹 내 두개의 경영구도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일정부분 교통정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향후 경영권 및 지분의 완전한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서서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창업주인 이경수 회장이 23.08%를 보유한 코스맥스비티아이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다. 인적분할로 신설한 코스맥스(화장품)를 비롯해 코스맥스엔비티(건기식)·코스맥스바이오(건기식)·코스맥스파마(의약품)·코스맥스바이오텍(화장품·의약품)·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화장품)·해외법인 등이다.
크게 화장품 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분할할 수 있다. 모태인 화장품을 중심으로 건기식으로 사세를 확대하는 형태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화장품 대신 건기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화장품과 건기식 사업이 묘하게 구분돼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화장품은 코스맥스가 , 건기식은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지휘하는 형태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모기업 역할을 하고 있지만 코스맥스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편입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스맥스엔비티·코스맥스바이오·코스맥스파마 등은 종속기업으로 삼고 있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코스맥스와 코스맥스엔비티 두 회사 모두 과반미만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상 지배력 개념을 활용해 두 회사의 회계상 분류를 다르게 평가했다.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영향력이 미치는 선을 건기식까지로 구분해 놓은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사업보고서상 사업의 내용에도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방식,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이라고만 명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스맥스비티아이를 통해 한 그룹처럼 연결 돼 있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게 명확한 구획을 나눠둔 셈이다.
이 구도가 올해들어 더욱 분명해졌다. 화장품과 건기식, 다시말해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이사를 모두 맡아 총괄했던 이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다. 코스맥스의 대표이사 자리엔 장남 이병만 부사장이, 코스맥스비티아이엔 차남 이병주 부사장이 선임됐다. 언뜻봐서는 그룹의 모기업 역할을 하는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왜 차남에게 갔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그러나 내부 지배력 등을 감안하면 이는 화장품 사업을 장남에게, 건기식 사업을 차남에게 맡긴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평가된다.
경영구도가 이 회장 단일 체제에서 두 아들이 각각 분할해서 맡는 형태로 바뀐 데 따라 그간 이 회장 중심으로 얽히고 설켰던 그룹 지분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명확하게 구분될 것으로 점쳐진다. 조짐은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지분 51%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입지를 차지했던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지분을 지난해 말 코스맥스에 전량 넘기면서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그룹 내부에선 화장품 사업부문으로 분류된다. 전체 매출은 500억원 안팎 정도고 약 200억원 정도가 코스맥스에서 발생하는 내부매출이다. 적잖은 실적을 내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이 회사를 1억원에 넘겼다. 장부가에 반영됐던 8억원 중 7억원은 손실처리를 했다.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의 과반 지분을 넘기는 데 오간 거래금액 치고는 꽤 적은 수준이다.
같은 시기에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코스맥스에 화장품 공장 등 일부 부동산 자산을 넘기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이에 대해 '화장품 사업의 집중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거래금액은 411억원, 코스맥스비티아이가 2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와 함께 계열사 사명을 변경하는 작업도 주목된다. 2018년 말 건기식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던 코스맥스파마의 사명을 코스맥스바이오텍으로 변경하고 지난해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인 투윈파마의 사명을 코스맥스파마로 바꿨다. 건기식 생산기업인 뉴트리바이오텍의 사명도 코스맥스엔비티라는 새간판으로 달았다. 건기식 계열사의 사명이 순차적으로 변화하면서 나름의 정리가 이뤄지는 듯 보인다.
이처럼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최대주주로 확보하고 있던 화장품 계열사 지분과 관련 공장 및 부지 등을 코스맥스에 넘기고 일부 계열사의 사명을 정돈하는 등의 작업은 지배력 분할을 앞둔 정지작업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종속기업으로 건기식 및 제약 관련 사업들만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서는 앞으로 해외 계열사의 교통정리도 일부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간 부문과 상관없이 중국사업은 장남이, 미국사업은 차남이 맡는 형태였지만 이 역시도 천천히 구획이 명확해 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향후 지분에 있어서도 장·차남이 각각 구획을 나워 승계할 것이란 관측으로도 이어진다. 현재로선 이 회장이 코스맥스비티아이를 통해 전체를 지배하는 형태지만 그룹 내 형제경영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배구조가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너2세들이 소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경수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각각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맡게 됐다"며 "건기식·바이오 등은 분리가 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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