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운용, 5000억 규모 하나금투 빌딩 우협 낙점 설립 이후 첫 프라임 오피스 인수 시도…'콜옵션' 변수 불구 베팅
고진영 기자공개 2020-07-14 08:38:3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상 매매가가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여의도 하나금융투자빌딩(이하 하나금투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투게더투자운용이 낙점됐다. 작년 말 출범한 이후 처음 시도하는 프라임급 오피스 딜이다.이 빌딩은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를 통해 보유 중이며 하나금융투자가 건물의 절반 이상을 임차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측이 콜옵션(우선매수권)을 가진 점이 변수로 지목되지만 투게더투자운용은 오히려 이를 공략 포인트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
◇콜옵션 가능성 감안한 전략 구성…수익증권 확보도 염두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2일 투게더투자운용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음을 알리고 6일 이에 따른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제시된 거래가는 3.3㎡(평)당 2300만원 중반대, 총 4800억~4900억원 수준이다.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딜 클로징은 11월 즈음으로 전망된다. 매각 자문사는 신영에셋과 에비슨영코리아가 맡고 있다.
문제는 임차인이자 해당 건물 소유리츠의 주요 주주인 하나금융투자가 콜옵션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이번 MOU 체결과 함께 하나금융투자에 콜옵션 행사여부의 고지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기한이 20일동안이니 하나금융투자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투게더투자운용의 인수 시도는 무산된다.
하지만 애초부터 투게더투자운용은 콜옵션의 존재를 되레 기회로 보고 딜에 뛰어들었다. 일찍부터 시장에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금투빌딩 입찰에는 투게더투자운용을 포함해 총 5곳 안팎이 참여하는 데 그쳤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신생사인 만큼 대형 운용사 등과 맞붙기는 무리라고 판단해 전략적 모험을 택했을 것”이라며 “만약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아 투게더 측이 매입에 성공한다면 우량한 물건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손에 넣는 셈”이라고 말했다.
투게더투자운용은 두달 전 하나금투빌딩이 매물로 나오자마자 인수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 인수주체로는 리츠를 내세울 계획이며 우선 사모 리츠로 진행한다. 추후 공모로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재무적 투자자(FI)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딜 종결성 측면에서 볼 때 탄탄하다는 평가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 거래가 불발될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투빌딩의 밸류업 방안에 대해서도 여러 솔루션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용적률이 상당한 만큼 상가시설을 새로짓는 증축 등을 고려 중이다. 해당 지역의 F&B(식음 시설)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측면을 감안했다. F&B 임차인의 경우 대개 매출이 임대료와 연동되기 때문에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 수익이 크게 뛴다. 투게더투자운용 측은 설계나 브랜드 측면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련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만약 우선매수권이 행사돼 하나금융투자 또는 다른 인수자에게 빌딩이 넘어갈 경우 수익증권 확보 등을 통해 투자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방향 역시 염두에 뒀다. 투게더투자운용은 신도림 디큐브시티 오피스에 대해서도 펀드 수익증권 일부를 매입하는 재간접 리츠 형태로 사업을 추진 중인데 비슷한 형태로 짐작된다.
투게더투자운용은 앞으로도 신규 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물색할 예정이다. 최근 가장 ‘핫’한 물류센터의 경우 개발단계에서 선매입 하는 형태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기존 물건들은 몸값이 너무 비싸지다 보니 캡래이트(Cap rate, 부동산 매입가격 대비 순임대소득)가 떨어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허가가 난 땅에 대해 지주와 계약을 체결하고 화주는 직접 찾는 형태로 현재 4~5군데를 검토 중이다.
◇여의도 하나금투빌딩, 투자포인트는
하나금투빌딩은 1994년 준공됐다. 지하 5층~지상 23층, 연면적 6만9826㎡ 규모다. 여의도 오피스권역 중심부에 위치한 데다 신용도 높은 임차인을 확보한 점이 투자매력으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가 건물 임대면적의 50% 이상을 빌려쓰고 있고 이밖에도 한국쓰리엠과 인텔코리아, 하나은행 등이 주요 임차인으로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건의 임대차계약을 맺고 있으며 공실률은 0%다. 핵심 임차인인 하나금융투자의 계약이 올해 12월 중순이면 끝나지만 빌딩 소유리츠의 투자자로도 참여 중인 만큼 연장은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평가다.
해당 빌딩은 당초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이 소유하다가 하나자산운용이 조성한 하나랜드칩 부동산펀드 1호에 2010년 매각했다. 이후 하나금융투자가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빌딩의 절반가량을 임차 중이다. 펀드를 판매할 당시 이틀 만에 투자자 모집에 성공할 만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하나금투빌딩을 매입한 시기는 2015년 11월로 매입가를 포함한 총 투자액은 4300억원이었다. 소유주체는 ‘코람코제30호’ 리츠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군인공제회가 각각 리츠의 지분을 16.30%씩 소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를 포함한 사단법인 경찰공제회와 농협생명보험 등이 10.87%씩을 보유 중이다
빌딩 임대료 수익을 보면 연간 131억원 수준이다. 5년 총액으로 따질 경우 800억원에 이른다. 리츠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작년 하반기 기준으로 4.7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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