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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바이오 흥망사]"신약은 없다" CJ의 그린바이오 전략②CJ헬스케어 매각 이후 제약업 선긋기, 마이크로바이옴 R&D 지속

민경문 기자공개 2020-07-28 07:45:46

[편집자주]

바이오 산업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다. 막대한 비용과 오랜 연구기간이 불확실성을 높인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처럼 성공사례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 바이오 사업을 중단했거나 실패를 경험한 대기업으로선 시샘의 대상이다. 뒤늦게나마 사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더벨은 국내 대기업 바이오의 현주소와 그들의 도전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헬스케어 매각은 CJ그룹 제약업의 ‘종언’이었다. 지금도 신약 비즈니스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한 번 내린 의사결정에 대해 더 이상 후회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혀진다.

CJ그룹이 ‘플랜B’로 택한 건 그린바이오(Green-bio)다. 여타 대기업들이 걷고 있는 레드바이오(Red-bio)와는 차별화된 행보다. 국내외 바이오업체에 대한 잇따른 지분 투자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CJ헬스케어 매각 2년여 만인 지난 6월 CJ제일제당은 공식 홈페이지와 별개로 CJ 바이오 사업만을 다루는 웹사이트를 런칭했다. 생물체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각종 유용한 물질을 대량 생산하는 산업을 의미하는 그린바이오가 핵심이다. 중국 인민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1996년부터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에 몸담아온 하봉수 부사장이 총대를 메고 있다.

식품 및 사료첨가제가 중심이 되는 바이오 비즈니스가 CJ제일제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1% 정도다. 물류 서비스(40%)과 식품 영역(39%) 다음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이신, 핵산, 트립토판, 발린 부문에선 각각 세계 1위의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투자하는 연구개발비만 800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연구 조직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매각 이후 의료·헬스케어를 통칭하는 제약바이오 사업과는 엄격히 선을 긋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실상 신약 개발 비즈니스는 접었다”며 “마이크로바이옴 등 일부 투자하고 있는 사업이 있지만 단순 연구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메디톡스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던 홍광희 이사를 ‘레드바이오 담당’으로 영입했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거 CJ제일제당과 CJ헬스케어에서 근무했던 홍 이사로선 ‘친정’으로 복귀한 셈이 됐다.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를 연구하는 BIO기술연구소, 미래 친환경 소재 시장 및 산업 선도를 위한 화이트바이오(White BIO) 영역을 연구하는 BIO화학연구소, 가공식품 제품화 연구 및 기능성 식품소재 개발 연구를 담당하는 식품연구소,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레드바이오(Red BIO) 영역을 연구하는 미래기술센터 등 4개의 연구개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우 2019년 4월까지 바이오사업관리팀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시장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유산균 영역과 유사성을 보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쪽에 연구개발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최근에는 관련 분야 리쿠르팅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작년 초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고바이오랩 지분 일부를 투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10억원을 들여 1.6% 지분을 매입했는데 고바이오랩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어 향후 평가차익을 기대해 볼만 하다. 고바이오랩 외에 바이오기업으로는 상장사인 테라젠이텍스 지분 1.3%을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0년 사들인 지분으로 단순 재무적투자자(FI) 관점에서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에는 중국 유텔(YOUTELL) 지분 80%를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경영권 인수 가액만 600억원에 달했다. 효소 관련 독자 기술과 생산시설을 보유한 유텔을 통해 바이오·식품 사업 부문의 R&D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작년 7월 물적분할한 CJ생물자원을 통해 고수익 사료혁신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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