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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GKL, 공공기관 한계에 발목 잡혔다경영평가 개선에 성과급 늘며 '부담'…재난지원 대상 제외

정미형 기자공개 2020-07-28 09:00:1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고정비 증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등급 상승으로 인해 성과급 비중이 높아진 데 더해 공공기관이라는 입지로 인해 정부의 재난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경쟁업체 대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GKL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2005년 설립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을 영위하는 공기업에 속하며 ‘세븐럭 카지노’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서울 강남 코엑스점을 필두로 서울 강북과 부산 총 3곳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카지노는 여행·레저업과 함께 피해가 가장 큰 산업이었다. 국가 간 항공 노선이 전면 중단되며 주 수요층인 외국이 이용객의 발길이 끊겼다. 동시에 하늘길이 열리면 가장 먼저 살아날 산업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이 반년을 지나오면서 이 같은 전망은 기약 없이 밀려났다. 오히려 여행이나 레저 산업은 국내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내국인 입장 제한이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산업은 타격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KL도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KL은 올해 2분기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그간 GKL은 연평균 150만명 수준의 입장객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월부터 국내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며 3월~5월 약 두 달가량 휴장에 들어가며 타격을 입었다. 5월 초 재오픈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2분기 89만명에 이르던 입장객 수는 올해 2분기 29만명을 기록하며 67% 줄었다.


‘허리띠 졸라매기’식 경영 전략이라도 펼쳐야 하는 상황이지만 되레 씀씀이는 커지고 있다. 광고·마케팅 부문에서 어느 정도 비용을 줄이긴 했지만, 인건비는 전년동기대비 9%가량 늘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하며 성과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GKL은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에서 C등급(보통)을 받았다. 2018년도 평가에서는 D등급을 받으며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75%가 제공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350%로 올랐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실적을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 미흡) 등 5개 등급으로 평가하는데, 성과급은 C 이상 등급부터 차등 지급한다.

여기에 공기업이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한 점도 경쟁사 대비 비용 통제가 제한적인 이유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 대신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하면 정부가 유급 휴업·휴직 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공기업 등 공공기관은 해당되지 않아 GKL이 경쟁업체인 파라다이스에 비해 실적 부진의 늪이 깊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카지노업체지만 태생적 한계로 인해 경영 환경에서 차이가 적지 않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이 연장되면 경쟁업체가 차이가 더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은 악화됐지만 카지노 업계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입국 제한으로 여전히 카지노 수요가 제한적인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의 제주드림타워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사업자 간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지노 매출은 80% 이상이 VIP 고객으로부터 발생한다. 대다수가 일본 중국인 등 근거리 국가의 고객이다. 따라서 당장 모객력이 없는 제주드림타워가 국제 카지노 업계 큰손들을 연결해 손님을 끌어오는 에이전트 역할을 하는 정켓업체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있다. 다만 GKL의 경우 정켓 비중이 크지 않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GKL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정켓 고객 비중이 전체 중 5% 미만으로 정켓 확보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크게 하지 않았다”며 “향후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기타 정켓 업체 고객과 GKL의 VIP 고객들이 중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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