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트라우마' 벗어났다 3분기 연결 재무에서 라인 실적 제외… 매분기 1000억원대 이익 개선 전망
성상우 기자공개 2020-07-31 12:33: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79.7% 증가라는 깜짝 실적을 냈다. 이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상승률이다. 2분기 언택트 트렌드와 맞물려 플랫폼·콘텐츠 분야 매출이 증가한 탓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지난해 2분기 '어닝쇼크'의 기저효과다. 당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의 일회성 마케팅비 집행이 대규모 영업손실로 이어졌고, 이는 연결 기준 네이버의 실적을 끌어내린 결정적 이유였다.이번 기저효과는 그동안 네이버 실적에 연결로 잡힌 라인의 영업손실이 향후 제외됐을 때 어떤 효과가 날지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라인 실적은 야후재팬과의 통합 작업과 맞물려 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네이버의 연결 재무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네이버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아왔던 '라인 적자'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지난 2분기 매출이 1조9025억원, 영업이익은 2306억원이라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모두 상승하며 우상향 흐름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로는 상승률이 각각 4.1% 수준으로 소폭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79.7%에 달한다. 영업이익률 역시 12.1%로 전년 동기보다 4%포인트 올랐다. 특히, 마케팅 비용(1381억원)과 이를 포함한 영업비용(1조6719억원)이 사상 최대 수준이었음에도 이같은 이익 성장률를 나타낸 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 기록한 어닝쇼크에 대한 기저효과다. 당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라인페이의 일본 시장 초기 선점을 위한 대규모 송금 프로모션을 벌였다. 700억엔(약 8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 집행으로 라인은 큰 폭의 영업적자 확대를 감수해야했고, 이는 연결기준으로 네이버 실적에 반영됐다. 당시 네이버 연결 재무제표에 잡힌 '라인 및 기타사업부문 영업손실' 항목의 수치는 1941억원으로 급등했고,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48.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앞으로는 적자 여부와 상관없이 라인 실적에 대한 부담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라인은 30~32.5% 지분율을 가진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종속회사에서 벗어나면서 라인 실적은 네이버 연결 재무에서 제외된다. 그 동안 네이버 연결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단에 반영되던 라인의 영업손익은 제외되고 지분법 이익으로만 잡히게 되는 형태다.
종속회사 중 덩치가 가장 큰 라인은 그동안 네이버 실적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라인의 분기 평균 매출과 비용은 네이버 전체에서 40%와 50% 비중을 차지, 전체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 변수였다. 일본에서 시작한 간편결제 사업 '라인페이'의 사업 초기 대규모 마케팅 탓에 라인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네이버는 매 분기 평균 1000억원대 중반 수준의 '라인 및 기타사업부문 영업손실'을 감수해야하는 구조였다.
라인 비용 제외를 통한 영업이익률 상승 효과도 상당하다. 네이버의 지난 1년간 손익계산서를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6676억원, 2분기 7859억원, 3분기 7223억원, 4분기 8040억원의 비용이 '라인 및 기타플랫폼'에서 발생했다. 1년간 총 3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로써 지난해 5조8000억원 수준이던 네이버 영업비용은 내년부터 연간 3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효과도 더해지면서 지난해 11.5% 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30% 초반대로 뛸 전망이다.
세율 부담도 크게 낮아진다. 일본을 메인 시장으로 한 라인에 그동안 한국보다 높은 일본의 법인세율이 적용돼왔는데, 라인 실적이 연결에서 제외되면서 네이버의 유효 법인세율이 국내 법인세율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라인의 흑자 전환 후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 대규모 지분법 이익도 기대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라인의 내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2021년, 2022년 예상 순이익은 각각 558억원, 3104억원이다. 이 실적이 연결 반영된 Z홀딩스의 순이익은 올해 7917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조1101억원, 2022년 1조6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손자회사 지분율을 31%로 가정하면, 이중 네이버에 반영되는 지분법 이익은 2454억원(2020년), 3441억원(2021년), 4961억원(2022년) 수준이다. 3년간 총 1조856억원 규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thebell note]'신학기호' 수협은행에 걸린 기대
- [수협은행 인사 풍향계]부행장단 윤곽…첫 여성 그룹장 탄생 조짐
- [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조용히 진행된 부원장보 퇴임식…이복현식 성과주의 계속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톱티어 부족한 '비은행'…전략 마련 고심
- 가온그룹, ESG보고서 발간 지속가능경영 박차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HVM, 올해 연매출 500억대 진입 '총력'
- [Company Watch]'소프트웨어 솔루션 재편' 핀텔, 흑자전환 여부 ‘촉각’
- 폴라리스오피스의 '성공적' M&A 행보
- [i-point]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 고용노동부 위험성평가 대상
- [i-point]엔젤로보틱스, 상이유공자에 재활로봇 지원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자율주행 폭발물·지뢰 탐지 로봇 개발
- [i-point]케이웨더, LH 아파트에 천장형 환기청정기 공급
- [미래컴퍼니 장비 국산화 40년]“백투더 베이직, 다운사이클 없는 포트폴리오 구축”
- [벡트 road to IPO]'지배력 굳건' 유창수 대표, 오버행 리스크 축소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CES 2025' 혁신상 "토종 오피스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