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회장 성년후견 변수...재벌가 분쟁 변호사 속속 투입 조현범 반대 동맹맺나...조희경·조현식, 롯데 형제의 난·삼성 상속 소송 경력자 선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04 14:04:0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문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반대하는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 회장의 건강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권 승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장녀인 조 이사장은 지난 30일 조 사장의 최대주주 등극을 문제삼으며 조 회장의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조 이사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조 이사장과 같은 편으로 분류되는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역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진행 중인 재판의 법률 대리인과는 별도로 법무법인 원 소속 홍용호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과거 삼성·CJ 상속 분쟁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다.
◇조희경 이사장, '롯데그룹 형제의 난' 경험 이현곤 변호사 통해 반격
앞서 조 사장은 지난달 26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조 회장이 소유하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2194만2693주(지분율 23.59%)를 매입했다. 같은 달 30일 매매주문이 결제되면서 조 사장은 지분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조현식 부회장은 이같은 지분 승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경영권 분쟁에 나설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4남매 중 장녀인 조 이사장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달 초 한국타이어나눔재단 본사에 직접 방문했을 때 만난 관계자는 조 이사장이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런 조 이사장이 지난 30일 전격적으로 침묵을 깼다.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 정신장애, 발달장애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성년후견심판청구가 접수되면 법원은 의사의 감정을 통해 성년후견 당사자의 정신상태를 확인하고, 당사자에게 진술을 받는 절차를 거쳐 후견인을 선임하게 된다. 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의 신상과 재산에 관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여러 명을 둘 수 있다.
조 이사장은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에서 몰래 이뤄지는 관행이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조 회장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지분 승계를 단행한 것이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조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으로 이현곤 세올 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를 내세웠다.
이 변호사는 대구 능인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제29기로 수료했다. 그 후 판사로 임용됐다. 부산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서울중앙지방법원을 거쳤다. 판사로서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곳은 서울가정법원이다.
그는 성년후견과 관련해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2013년부터 시행된 '성년후견제도'의 준비를 위해 2년간 대법원의 성년후견 준비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했다. 각종 서식, 매뉴얼, 해설서 편찬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성년후견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과 직원을 대상으로 질의답변을 담당하기도 했다. 다수의 외부 교육을 진행했고, 책을 저술했다.
특히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서로 맞고소하면 치열한 다툼을 벌이던 2015년12월 고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정숙씨의 법률대리인이었다. 고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을 이끌어냈다.
이번에 조 이사장이 신청한 것도 성년후견 중 한정후견이다. 한정후견은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로 일부분에서 후견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변호사가 이미 약 5년전 굵직한 사건에서 실무를 진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성년후견 사건의 기초되는 자료는 감정결과이기 때문에 조 회장의 경우에도 결국 의료 기록이나 정신 감정이 중요하다"며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기 때문에 조 이사장이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앞으로 법원에서 조 회장 본인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들에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의견서가 들어오면 재판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조현식 부회장, 삼성·CJ 분쟁 담당 홍용호 변호사 우군으로
조 이사장 뿐만 아니라 형인 조현식 부회장 역시 조 사장의 최대주주 등극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그와 가까운 인사에 따르면 자신보다 누나인 조 이사장과 조희원씨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먼저 입장을 밝히는 것을 피해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 역시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조 사장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받고 있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들을 선임해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와는 별개로 '법무법인 원' 변호사들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홍용호 변호사(사진)가 가장 주도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홍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조 부회장 법률 대리 건을 언제 수임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도 재계의 가족 분쟁에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적이 있다. 고 이맹희 회장이 2012년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소송에 참여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 측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 세종, 원 이었는데 홍 변호사도 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사법연수원을 제24기로 수료했다. 이 변호사처럼 판사 출신이다. 서울지방법원에서 근무했다. 그 뒤 법복을 벗고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적을 뒀다. 2011년부터 법무법인 원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인수합병(M&A)과 기업자문 등이다. 중재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있는데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이기도 하다.
조 부회장은 조 이사장과는 달리 조 회장·조 사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를 시작하지 않았다. 앞선 관계자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최적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 시점에 조 이사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선임한 법률 대리인 간의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변호사는 "조 부회장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사건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향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양래 회장 입장문 발표 "조현범 경영 능력 인정, 건강 문제없어"
조 이사장의 주장과는 달리 조 회장은 조 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한정 후견의 근거가 되는 건강 이상설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회장은 31일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조 이사장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조 회장은 "금번 주식 매각 건과 관련해서는 조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뒀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역시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조 사장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받고 있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들을 선임해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와는 별개로 '법무법인 원' 변호사들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홍용호 변호사(사진)가 가장 주도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홍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조 부회장 법률 대리 건을 언제 수임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도 재계의 가족 분쟁에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적이 있다. 고 이맹희 회장이 2012년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소송에 참여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 측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 세종, 원 이었는데 홍 변호사도 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사법연수원을 제24기로 수료했다. 이 변호사처럼 판사 출신이다. 서울지방법원에서 근무했다. 그 뒤 법복을 벗고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적을 뒀다. 2011년부터 법무법인 원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인수합병(M&A)과 기업자문 등이다. 중재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있는데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이기도 하다.
조 부회장은 조 이사장과는 달리 조 회장·조 사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를 시작하지 않았다. 앞선 관계자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최적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 시점에 조 이사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선임한 법률 대리인 간의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변호사는 "조 부회장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사건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향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양래 회장 입장문 발표 "조현범 경영 능력 인정, 건강 문제없어"
조 이사장의 주장과는 달리 조 회장은 조 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한정 후견의 근거가 되는 건강 이상설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회장은 31일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조 이사장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조 회장은 "금번 주식 매각 건과 관련해서는 조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뒀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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