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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와 손잡은 카카오M, OTT시장 새 국면 맞을까 자본금 7500억에 추가 투자 논의…콘텐츠+플랫폼 시너지 기대

서하나 기자공개 2020-08-18 07:38:1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많은 제작사나 기획사가 영세하기 때문에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노하우가 투입돼야 콘텐츠를 키울 수 있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엔터사와 제휴가 아닌 직접 인수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카카오M이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콘텐츠 분야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타 OTT(Over The Top) 서비스들이 투자와 지분 구조 등에 난항을 겪는 것과 달리 글로벌 투자사와 SK텔레콤 등 든든한 배경도 확보했다.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확보한 카카오M과 1000만 가입자를 둔 플랫폼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가 7월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M은 최근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면서 대표인 박호식 프로듀서(PD)와 김원석 PD 역량 있는 기획자들을 품에 안았다. 박 대표는 또 오해영,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다수의 드라마를 기획 및 제작했다. KBS 출신 김 PD는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 등에서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아스달 연대기 등을 연출했다.

앞서 글앤그림미디어, 로고스필름 등 방송 콘텐츠 제작사도 인수했다. 지난해 메가몬스터,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 쇼노트 등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 제작사와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레디엔터테인먼트, 어썸이앤티, 브이에이에스티(VAST) 등 연예기획사 및 캐스팅 에이전시도 인수했다. 카카오M은 이를 통해 모바일·TV·극장 등 플랫폼을 아우르는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포부다.

물론 연예 기획사부터 방송·드라마·영화까지 공격적인 M&A의 배경엔 든든한 쩐주가 있다. 카카오M은 애초 멜론을 운영하던 로엔엔터테인먼트의 혈통을 물려받은 회사다. 로엔엔터 지분을 인수한 카카오가 사명을 바꾸고 멜론을 제외한 연예기획·음악 사업부문을 떼어내 자회사 이엔컴퍼니를 세웠다. 약 5128억원의 현물출자를 통해 사업부문을 양수받은 이엔컴퍼니가 상호를 변경한 곳이 현재의 카카오M이다.

3월 앵커에퀴티파트너스(Anchor Equity Partners)로부터 2100억원 투자도 유치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자기자본은 무려 7466억원에 이른다. 최근엔 SK텔레콤과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투자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 구체적인 투자 내용과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만간 이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K텔레콤과 제휴는 단순한 투자 유치를 넘어 플랫폼과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로 평가된다. 카카오M은 그동안 다수 제작사를 인수하며 제작 역량은 확보했으나 이를 받쳐줄 플랫폼이 마땅치 않단 지적을 받았다. 카카오M은 자체 플랫폼 카카오TV 등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하겠지만 메인 플랫폼은 유튜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SK텔레콤의 고민거리는 콘텐츠다. 지난해 지상파 3사와 힘을 합쳐 웨이브를 야심차게 출범했으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에서 넷플릭스를 따라잡기엔 역부족하단 평가다. 최근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CJ ENM의 티빙 등에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후 별다른 투자나 제휴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믿을 구석은 웨이브의 가입자 수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이 통합해 탄생한 웨이브는 최소 1000만명의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유료 이용자 수는 200만~300명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와 마케팅 등이 이뤄지면 얼마든지 회복할 잠재 가입자를 보유한 셈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넷플릭스는 3분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둔화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한 넷플릭스가 3분기부터 코로나19 초기 충격에서 벗어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성장 둔화를 겪을 것"이라며 "넷플릭스 역시 3분기 순증 가입자 수 전망치를 시장 예상치 527만명의 절반 수준인 250만명으로 제시했다"고 파악했다.

강력한 경쟁사인 JTBC와 CJ ENM는 새로운 OTT 서비스의 투자 단계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자사 티빙 사업부의 물적분할 기일을 10월 1일로 연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일정이 늦어져 법인 설립 자체가 지연된 것이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투자사들은 경쟁이 치열한 OTT 대신 콘텐츠 제작사에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M의 M&A는 계속될 전망이다. 카카오M은 2023년까지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목표다. 총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제작하고, 평균적으로 매일 약 70분 분량의 새로운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를 공개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M 공동체 전체가 '톱 탤런트 그룹(Top Talent Group)'이 되겠단 포부다. 김 대표는 "배우, 가수 등의 탤런트 뿐 아니라, 작가, 감독, 작곡가 등 콘텐츠를 기획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리더가 모두 톱 탤런트"라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을 강화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으로 변화를 확산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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