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ESG전략 점검]지주체제 우리금융, 2호 ESG보고서 달라진 점은신규 자회사 포함, 비은행부문 ESG 보강…UN 지속가능발전 기반 5대 핵심이슈 집중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10 08:23:04
[편집자주]
국내 금융권에 ESG '붐'이 불고 있다. 그간 ESG는 비재무적인 요소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평가기관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치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마다 ESG성과를 내기 위해 관련 인력을 늘리고 계열사간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지주사별로 ESG 성과지표 관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두 번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대부분 내용이 우리은행 관련 이슈로 채워진 1호 보고서와는 달리 우리카드를 비롯해 새로 편입된 자회사의 지난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성과를 충실히 반영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 목표(UN SDGs)를 기반으로 5대 핵심 이슈 중심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한 점도 눈에 띈다.우리금융은 최근 '우리금융그룹 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건전한 경제성과 창출 △사회공헌활동 △금융소비자 보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속가능한 금융을 5대 핵심이슈로 선정했다. '2018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유사한 안건을 핵심이슈로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선정 배경이나 논리는 빠져있었다.
이번에 제시한 핵심이슈들은 UN SDGs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UN SDGs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되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로 인류의 보편적 사회문제, 지구환경 및 기후변화, 경제 문제 등을 다룬다. 2015년 제70차 UN총회 및 UN지속가능개발 정상회의에서 193개국 만장일치로 제정됐다.
가령 건전한 경제성과 창출과 금융소비자 보호는 SDGs 8번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양질의 일자리와 고용보장'을 기반으로 한다. 지속가능한 금융은 7번 '적정가격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제공', 9번 '사회기반시설 구축·지속가능한 산업화 증진', 10번 '국가 내·국가 간 불평등 해소'와 맞닿아있는 식이다.
우리금융은 핵심 이슈별 성과를 상세히 공개했다. 우선 지난해 지주 출범을 하며 총 2조3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작년 말 기준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 연체율은 0.3%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11bp, 1bp씩 하락한 수준이다. 누적 글로벌 네트워크도 477개에 달하며 건전한 경제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활동에는 지주, 은행, 카드, 종금을 통틀어 총 1500억원을 투입했다. 지주와 그룹사간 협의체인 '그룹사회공헌협의회'를 꾸렸는데, 각사 대표이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특히 △포용적 금융 △미래세대 육성 △취약계층 지원 △메세나 확산 △환경 보전 등 5개 키워드로 세분화해 활동 내용을 공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회공헌활동이 취약계층 지원에 쏠린 경향이 있었다"며 "청소년 힐링콘서트나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휠체어 지원 등 예술·스포츠·문화로 영역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휘말렸던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자산관리혁신 TFT를 구성하고 제도 개선 추진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고객 자산관리 측면에서 핵심성과지표(KPI)를 손본 내용도 보고서에 기술돼 있다. 올해 달라진 부분을 추가한 게 눈에 띈다. 지난해 하반기 고객수익률은 KPI에서 최대 20점을 줬지만, 올 들어서는 이를 50점으로 높였다. 상품판매 사후관리를 위해 고객 케어 지표를 신설해 불완전판매 모니터링(해피콜)은 22~30점을, 미스터리쇼핑은 16~20점을 부여키로 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측면에서는 고객 수 증대를 주요 성과로 꼽았다. 우리페이 누적 이용고객 수가 131만명을 넘어섰고 스마트뱅킹 총 고객 수는 1476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비대면 순신규 고객 수는 7만3000명으로 목표치(5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부터는 단순 좌수기준 목표 배정을 지양하고 손익 기반 관리지표로 목표를 설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속가능한 금융에서는 작년 서민금융 지원금액이 1조1653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지속가능채권을 최초로 발행했다. 규모는 총 73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우리카드는 소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2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혁신금융을 강화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지난해 5월 전체 그룹사 CEO가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전사 차원에서 추진력을 강화했다. 혁신·창업·사회적기업 여신지원은 7조1000억원으로 목표를 135% 달성했다. 혁신성장기업 간접투자, 펀드조성 등 투자지원은 3040억원으로 목표치의 138% 수준을 기록했다. 오는 2022년까지 이들 지원을 각각 누적 기준 18조6000억원, 1조3000억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이번 2호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내용이 풍부해졌다. PDF 기준 94페이지로 1호(76페이지)때보다 양이 크게 늘었다. 지주를 비롯해 11개 그룹사(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영향이 컸다.
우리카드가 작년 4월 카드사 최초로 자금세탁방지팀을 꾸리고 디지털교육을 KPI에 반영키로 했다는 내용을 담은 게 대표적이다. 혁신서비스와 기술 확대 일환으로 우리종금의 클라우드펀딩 플랫폼 '위비크라우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처럼 새로 그룹에 편입된 회사들의 ESG 자산운용 실적도 명시했다. 지난해 말 잔액 기준 우리자산운용의 책임투자 규모는 118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우리G액티브SRI펀드, 우리G알리안츠글로벌에코테크를 통한 사회적책임 및 친환경 자산운용 규모는 각각 82억원, 46억원에 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에는 지주 1년차였던 만큼 체계가 확립이 안 됐다"며 "2년차에 들어서면서 실적을 비롯해 비은행 부문의 ESG 성과를 보고서에 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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