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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한동욱 국민카드 부사장의 한발 앞선 충당금 정책2분기말 NPL·연체율 하락…유동성위기 대응전략도 수립

이은솔 기자공개 2020-08-19 07:36:4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0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는 카드업계에 '양날의 검'이다. 재난지원금이 신용카드로 지급되면서 카드사용액 규모가 늘었고 유동성이 부족해진 개인들의 카드론 사용이 증가하며 매출 규모가 훌쩍 뛰었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 업권 규제로 순익 하락 방어에 고심하던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를 만났다.

동시에 리스크관리 측면에서는 위기감을 키웠다. 언젠가는 터져야 할 연체 문제가 정부의 지원 조치로 계속해서 '롤오버'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고 회수를 재촉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인 소비자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난이 쏠릴 수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고심을 하며 리스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인물은 한동욱 부사장(CRO)이다.

◇충당금 '미리미리' 악화된 경제성장률 선제적 반영

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61억원) 대비 12% 가량 성장했다. 대표적인 리스크 지표인 연체율은 코로나19 문제가 부상한 올해 1분기말 1.24%까지 상승했다가 상반기말 역대 최저 수준인 1.08%대로 떨어져 안정화됐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역시 올해 3월말 1.51%까지 올랐다가 6월말 1.48%로 내려왔다.

국민카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위기대응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충당금 적립률을 높였다. 올해 2분기 결산에서는 악화된 경기 전망을 미리 반영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자산 부실화 가능성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부실위험이 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출자산에는 일반적인 신용판매보다 더 높은 적립율을 적용한다. 1분기말 기준 국민카드의 대출자산은 6조6900억원, 여기에 맞춰 적립한 충당금은 4970억원이다. 전체 대출자산의 7.4% 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카드사는 정기적으로 부실채권을 상매각하는데 국민카드의 평균 연체율이 1%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넉넉한 여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2018년부터 경기하락에 대비한 포워드 루킹(Forward Looking)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더 적립하면서 외부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내부적 체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위기 대비…크레딧라인 늘리고 단계별 전략 마련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계획도 새롭게 수립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권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카드채 금리가 급등하며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위기를 실감했다. 국민카드 역시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경우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올해 하반기 동안 만기 1년 이내의 신규 단기 차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현재 단기차입비중은 10% 이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신규 조달 없이 만기도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현금성자산도 월평균 60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은행과 약정을 통해 확보해둔 크레딧라인은 1조600억원 가량, 여기에 하반기 1500억원 내외의 신규 크레딧라인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자금시장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도 마련했다. 주식시장 변화와 연체율, 거시경제 지수, 자금시장 유동성 현황에 대한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위기상황의 등급을 나눈다. 시장이 경색될 경우 필요한 현금 규모를 파악하고 단기차입과 크레딧라인 인출, 지주회사 앞 자금지원 요청, 자산유동화를 통한 조달 등의 액션플랜을 수행하기로 했다.

국민카드의 이같은 리스크관리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은 한동욱 국민카드 부사장(사진)이다. 1963년생인 그는 부산 수산대학교(현 부경대학교)를 졸업하고 2005년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국민카드에서는 체크카드사업부와 기획본부, 리스크관리본부를 거쳤다.

한 부사장은 "고객의 이익과 회사의 목표가 만나는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이익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회사가 망가져서 지속 가능한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고, 회사의 이익만을 강조한다면 고객이 이탈하여 회사가 존립할 수 없게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리스크관리에서도 무조건 건전성 고삐를 쥐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 부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객의 소득과 자산 양극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기가 예상되는 고객군에 대해 적극적으로 취급을 제한하는 게 이론상 맞지만, 한 부사장은 이를 택하지 않았다. 갑자기 신용공여를 축소히면 한계에 직면한 고객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부사장은 "금융산업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산업으로 사회적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리스크 전략을 급격하게 변경하기보다는 고위험군에 대한 사전적 관리를 강화하며 세밀하고 신중한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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