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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관리사 대란]받아주는 곳이 없다, 6조 수탁고 행방 '안갯속'①예탁결제원 해지물량, 업계 "리스크 높고 수수료 낮아, 2개월만에 이관 불가능"

허인혜 기자공개 2020-08-19 13:00:03

[편집자주]

'옵티머스 사태'의 사무관리사로 지목된 한국예탁결제원이 전문 사모 자산운용사에 사무관리 위탁 계약해지를 요구하며 시장이 들끓고 있다. 해지 요청 금액만 최대 6조원에 달해 사무관리·자산운용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더벨이 펀드 서비스사와 전문 사모운용사 등 관련 업계의 반응과 계약해지에 따른 전망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4: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사모운용사 사무관리 계약해지 요구로 사무관리업계에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풀릴 전망이다. 하지만 사무관리업계의 표정은 달갑지 않다. 전문 사모운용사와 신규 계약 비중을 갑자기 높이기 부담스러워서다. 예탁결제원의 계약해지 사유도 펀드 사고에 따른 것이어서 전망은 더욱 어둡다.

예탁결제원이 '쏘아올린 공'으로 사무관리업계에도 전문 사모운용사 기피현상이 심화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무관리업계는 6조원 계약 실적에 앞다퉈 뛰어들기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일부 펀드 서비스사들은 당분간 종합 자산운용사와만 신규 사무관리 계약을 맺기로 했다.

◇예탁결제원 거래 운용사들, 신규 사무관리사 물색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은 거래 중인 전문 사모운용사에 '일반 사무관리 위탁계약'을 합의하에 해지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6월 말 기준 예탁결제원과 거래 중인 사모자산운용사는 16곳이다.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미 예탁결제원과 거래했던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다른 위탁처를 찾고 있다. 사흘 사이 타 펀드서비스와 접촉한 자산운용사가 절반이 넘는다. 펀드 서비스사 한 곳에만 5~6곳의 자산운용사 문의가 몰렸다. 사실상 대부분의 자산운용사와 계약 해지 후 펀드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예탁결제원은 거래 자산운용사가 원한다면 계약해지 기간을 유예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탁결제원과 거래를 이어오던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업을 접을 계획을 세운 기관에 펀드 서비스를 계속 맡길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영업일 기준 예탁결제원의 사모펀드 사무관리 자금은 5조6737억원이다. 이중 대부분이 전문 사모 자산운용사가 맡긴 위탁금액이다.16곳의 자산운용사가 한 곳당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9000억원에 가까운 펀드 사무관리를 위탁했다.

공모와 사모를 합한 국내 사무관리사 전체 수탁고는 718조8417억원이다. 사모펀드만 떼놓고 보면 430조8127억원이다. 예탁결제원의 사모펀드 사무관리 수탁고가 전체 수탁고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여파가 미친 이유는 중위권 운용사들의 수탁고 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우리펀드서비스 등이 3~5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국민은행에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수탁고가 유입돼 77조4800억원대의 펀드 자금을 관리 중이다. 우리펀드서비스와 미래에셋펀드서비스에는 각각 64조6800억원, 68조600억원의 사무관리 위탁고가 맡겨졌다.


◇'떨떠름' 펀드 서비스업계 "높은 위험성·낮은 수수료·촉박한 기간"

문제는 펀드 서비스사들의 반응이다. 중위권 사들은 순위를 뒤집을 만한, 하위권 사들은 중위권에 오를 만한 수탁고인데도 반응이 차갑다. 전문 사모운용사의 '사모펀드' 자금만 풀리는 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서다.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사무관리 수탁고가 일정 비율을 맞춰야 리스크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답변이다. 예탁결제원이 전문 사모운용사와의 계약 철회를 원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옵티머스 사태'인 점도 한 몫을 한다.

B 사무관리사 관계자는 "예탁결제원과 거래를 했던 자산운용사들이 건실한 지, 또 자금운용이 잘 이뤄졌는지와 별개로 전문 사모운용사라는 점만으로 계약 이전이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사모운용사의 상품이 잘못되면 운용사보다 판매사와 사무관리사, 수탁사가 책임을 지는 흐름이 굳어져 부담스럽다"고 했다.

아예 종합 자산운용사의 펀드 관리 수탁고만 높여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경영계획을 수립한 사무관리사도 있다. 중위권 C 사무관리사 고위급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는 전문 사모운용사와 계약할 계획이 없다"며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향후에도 펀드 사고 등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상위권 분포사들은 예탁결제원과 거래하던 전문 사모운용사와의 계약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예탁결제원이 받아왔던 수수료도 논란이 됐다. 예탁결제원이 타 사무관리사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받아 왔는데 기존의 펀드까지 수수료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D 사무관리사 관계자는 "신규 계약이 아니라 하던 사무관리 서비스를 받으려면 이관해야 하는데 재반비용부터 만만치 않다"며 "수탁고 몇 천억원의 계약은 첫 해에는 무조건 역마진이 난다"고 했다.

시간도 촉박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예탁결제원은 공문을 통해 10월 30일자로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E 사무관리사 관계자는 "작은 사모운용사라 하더라도 시스템 작업에만 짧으면 두세달이 걸린다"며 "운용사와 사무관리사도 서로 선정 작업과 계약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한 곳만 계약할 때도 2~3개월을 검토한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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