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들제약(옛 수도약품)이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환사채(CB) 권리 행사 물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들제약은 최근 코로나 진단 키트 수출 허가로 주가가 급등했다. 우리들제약은 최근 직원들로 구성된 펀드가 대주주로 올라섰는데 대규모 CB 전환권 행사로 최대주주 지분 희석도 우려되고 있다.

21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들제약이 지난 2018년 11월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제31회차 CB 중 아직 전환되지 않았던 60억원이 지난 3일(20억원)과 5일(40억원) 전환됐다. 전환에 따라 발행된 주식 수는 100만6709주 규모다.

CB 투자자들은 전환권 행사가 가능해지자마자 전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올 상반기까지 총 128억원이 전환됐다. 나머지 12억원은 회사가 재발행을 위해 보유 중이다.

제31회차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1주당 7290원이었다.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274만3484주의 신주가 발행되는 형태였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총 발행 주식수의 19.17%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해당 CB는 시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6050원→5960원)이 두 차례 조정됐다. 이달 들어 전환권이 행사된 60억원 규모의 CB의 경우 지난 18일과 20일 각각 33만5569주, 67만1140주 등 총 100만6709주의 신주가 발행됐다.

해당 CB의 최초 전환권 행사 가능 시점인 작년 11월 우리들제약 주가는 1만원을 넘어섰다. 이에 CB 투자자는 사채 이자 수익보다는 주가 상승에 베팅하며 전환권을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들제약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2만6350원(20일 종가)까지 치솟았다.

최근 우리들제약 주가가 급등한 것과 맞물리면서 오버행 우려도 나온다. 이달 들어 전환권을 행사한 CB 투자자가 상승장 속에서 충분히 장내에서 신주를 처분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된 100만6709주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7%에 달하는 물량이다.

또 CB 전환권 행사로 대규모 신주가 발행됨에 따라 우리들제약 최대주주의 지배력도 약화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에이치디투자조합'으로 임직원들로 구성된 펀드다. 조합은 87만주(지분율 6.34%)를 보유하고 있는데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으로 지분율은 5.91%까지 하락했다.

에이치디투자조합은 지난 6월 기존 최대주주인 김수경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우리들제약 주식 87만주 전부를 120억원에 장외 매수하면서 최대주주에 등극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우리들제약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자 이 회사 대표인 김혜연 대표도 보유 주식 3만주가량을 장내 매도했다. 그 결과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기존 6.83%에서 6.18%까지 떨어지게 됐다.

이밖에 신현대 전무(1만5000주), 서정호 이사(1만주), 정제교 이사(6178주), 여덕주 이사(5000주), 이행상 이사(2356주) 등 임원들도 보유 주식 일부를 장내서 처분했다. 이중 신현대 전무만 최대주주인 에이치디투자조합의 공동보유자다.

우리들제약 주주 중에서 에이치디투자조합만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86.37%에 달한다. CB 전환권 행사로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이 이뤄지면서 새 최대주주의 경영권은 더 취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