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코로나19 역설' 현대차 매출 비중 원상복귀 [Company Watch]E&FP 사업부 인수효과로 40% 초반대로 낮아졌던 점유율 상승세
박상희 기자공개 2020-08-26 10:17:06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4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E&FP(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로 눈에 띄는 효과를 본 것은 매출처 다변화였다. 인수합병(M&A) 효과로 글로벌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한온시스템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40% 초반대로 낮아졌던 현대차그룹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한온시스템 2분기 실적 IR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나타났다. 포드(13%), 폭스바겐(7%), GM(6%), 다임러(4%), FCA(3%), BMW(3%) 등이 뒤를 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현대차그룹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한온시스템 매출 비중에서 현대차그룹은 42%를 차지했다. 포드가 18%로 뒤를 이었고, 나머지 완성차업체는 각각 3~5% 점유율을 나타냈다. 포드 매출 비중이 감소한 만큼 현대차그룹 비중이 증가한 모양새다.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온시스템에 미친 여파는 중국에서는 2월부터, 유럽과 미국에서는 3월부터 본격화됐다. 한국 공장의 경우 3월까지 대부분 정상 가동된데 반해 2월까지 80%수준으로 가동되던 유럽 공장은 3월 가동률이 60%까지 떨어졌다.
미국 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3월 50%까지 하락했다. 이후 글로벌 설비 가동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유럽 지역 가동률이 4월 20% 수준까지 떨어졌고, 북미의 경우 4월 공장이 아예 폐쇄됐다.
글로벌 생산라인이 멈춰서다시피 하면서 실적 악화도 불가피했다. 한온시스템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5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영업이익 1123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1조1954억원으로 같은 기간 37.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60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온시스템의 E&FP 인수 효과는 판매처 다변화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온시스템은 만도와 미국 포드의 합작으로 1986년 설립됐다. 지금은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로 등극했지만 한라그룹에서 출발했던 만큼 현대기아차와 포드에 대한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마그나 FP&C 인수로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의 유압제어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와 거래가 확대됐다. 마그나 FP&C는 매출에서 현대차그룹 비중이 5%에 불과한 반면 GM, 폭스바겐 등 북미·유럽지역 완성차 업체 비중이 절대적이다.
마그나 FP&C 인수 이후 한온시스템 최대 판매처였던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50% 밑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현대기아차 및 포드향 매출이 3% 줄었지만 폭스바겐, GM, FCA, 다임러, BMW 등이 크게 증가했다.
올들어 매출처 다변화 효과는 코로나19 발발로 원상복귀되는 모양새다. 아시아보다 서구권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유럽과 미국 시장 회복이 더딘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2분기 해외 시장에선 고전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선방했다. 해외 시장에선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해 47.8% 감소한 47만8424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 회복 ▲GV80, G80, 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대비 12.7% 증가한 22만5552대를 판매했다. 기아차 판매실적도 현대차 실적과 비슷한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이 글로벌 완성차 매출 비중이 높은 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로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을 50% 미만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현대차그룹 매출이 다시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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