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밸류 산정 '쉽지않네'…PSR 아이디어 동원 미래 성장성 기반 기업가치, 설득력 필요…비교기업 SW 섹터서 선택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0-08-28 14:29:4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 계열 원스토어가 상장주관사 콘테스트를 열면서 증권업계는 가치 산정 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유일 토종 앱스토어인 만큼 상장사 가운데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을 찾는 것부터 녹록치 않다.해외 앱스토어 시장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다. 두 서비스를 보유한 공룡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삼는 것도 역시 만만치 않다. 앱스토어 사업에 못지 않는 핵심 비즈니스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주가매출비율(PSR)로 밸류 산정에 나서는 게 그나마 현실적 방안으로 관측된다.
◇원스토어, SKT 계열 IPO '첫 주자'…앱스토어 비즈니스, 밸류에이션 역량 집중
원스토어는 내달 초 국내 증권사를 상대로 상장주관사 제안서를 접수할 방침이다.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한 대형 증권사마다 제안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 난관은 밸류에이션이다. 앱스토어 비즈니스엔 사업 구조가 단순한 업종에 쓰이는 가치 산정 방식을 활용하기 어렵다. 제조 기업의 경우 당기순이익 내지 현금흐름을 토대로 밸류에이션에 나서는 게 어느 정도 정형화돼 있다. 하지만 원스토어는 아직 수익 창출이 본격화되지 않은 여건에서 사업 구조의 미래 성장성을 기업가치에 담아내야 한다.
더구나 IPO의 밸류에이션에선 엇비슷한 상장사(비교기업)의 주가를 잣대로 가격을 정하는 상대 가치평가법이 쓰인다. 원스토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토종 앱스토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거래하는 플랫폼과 사업 구조가 유사한 상장사를 찾는 게 녹록치 않다.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려도 난처한 건 마찬가지다. 글로벌 앱스토어 시장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 두 글로벌 기업은 앱스토어뿐 아니라 각각 하드웨어(아이폰 등), 인터넷 서비스 등 핵심 사업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해외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삼는 것 자체가 공모가를 할인해야 할 사항인데 애플과 구글을 선택하면 설득력마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도 IPO 시점에서 당기순이익과 현금흐름이 창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바이오 IPO는 오랜 기간 코스닥 시장에 누적된 덕에 공모시장에서 통용되는 밸류 접근법이 조성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투자 유치 당시 원스토어의 기업가치가 5000억원으로 책정됐다"며 "상장 밸류의 마지노선이 정해진 가운데 밸류에이션의 방향성을 잡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익 궤도 아직, PSR 가치 산정법 무게…피어그룹 고심, 국내외 SW 기업 모색
증권사 IB 실무진은 밸류에이션에 주가매출비율(PSR) 방식을 동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익 기반을 아직 갖추지 못한 기업이 주로 활용하는 가치 산정법이다.
비교기업은 소프트웨어(SW) 섹터를 중심으로 유사 업종의 범위를 넓혀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앱스토어의 사업 구조와 유사성이 떨어지더라도 선택지가 제한돼 있는 탓이다. 국내 SW 섹터에서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더존비즈온의 경우 PSR이 11배 안팎이다. 이 잣대에 맞출 경우 원스토어의 상장 밸류는 지난해 매출액(1352억원) 기준 1조원 이상이 가능하다.
해외 SW 기업도 유력한 비교기업 후보다. 미국 주요 기업(서비스나우, 어도비시스템, 워크데이 등)은 PSR 18~20배 수준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토종 SW 업체에 부여한 주가보다 밸류가 높게 책정되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의 전체 산업 구조에서 SW 섹터의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업체를 비교기업으로 삼으면 원스토어의 상장 밸류도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 IB마다 밸류에이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SW 상장사를 통해 밸류를 구하는 게 아니라 색다른 접근법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원스토어는 주관사 후보가 제시한 청사진이 시장을 설득할 수 있을지 판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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