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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운용사 이사회 분석]아이온, 대형사 못지 않은 '짜임새'..사외이사 주축구심점 최대주주 김우형 대표, 펀드 전문가 경력 사외이사 '시너지'

정유현 기자공개 2020-09-01 13:03:27

[편집자주]

2015년 진입 장벽이 낮아진 이후 사모운용사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양적 팽창에 성공했다. 수조 원의 고객 자산을 굴리며 위상이 커졌지만 의사 결정 체계는 시스템화하지 못했다.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이사회가 '구색 맞추기'식으로 짜인 경우도 있다. 이는 최근 연이은 펀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사모 운용사들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온자산운용의 이사회는 김우형 대표와 투자 업계 잔뼈가 굵은 사외이사 2명이 주축을 이루고있다. 대부분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비상임이사를 사외이사로 활용하는 추세지만 아이온자산운용은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종합자산운용사에 준하는 이사회의 뼈대를 갖췄다는 평가다.

사외이사들은 김우형 대표의 투자 업계 오랜 선후배들로 구성됐다. 이사회 결정 사항은 물론이고 펀드 설정, 투자 운용 등 상시적으로 협의하고 김우형 대표와 함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김우형 대표는 아이온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 이사회 총 4명, 사외이사가 2명..위험관리위원회도 설치

아이온자산운용 설립자인 김우형 대표는 93%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초 기존 최대주주였던 수인코스메틱이 보유 지분 전량을 김 대표에게 넘기면서 확고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고 그를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주주로 등재돼있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김우형 대표 1명, 남정석·김세현 사외이사 2명, 이종탁 비상근감사 1명 총 4명으로 구성됐다. 남정석 이사는 설립 초기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왔으며 김세현 이사는 지난해 초 사외이사로 합류, 이 때부터 4명 이사회 체제가 구축됐다.

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사외이사를 굳이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산 가치 책정이 쉽지 않은 비상장 종목 및 메자닌 특화 운용사인 만큼 투자 판단에 있어서 더 꼼꼼하고 체계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외부전문가의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남정석 사외이사는 현재 비하이인베스먼트 대표이사로, HB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투자 총괄 임원을 역임했다. 아써디리틀(ADL) 컨설턴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출신의 벤처캐피탈업계 1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김세현 사외이사는 현재 중견 벤처캐피탈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과거 한국기술투자 (현 SBI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했고,국내 VC·CRC·PE 투자 시장 초창기부터 몸담은 투자업계 25년 경력의 전문가다.

비상장 종목에 투자가 집중된 만큼 업계 전문가들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아이온자산운용에게도 긍정적이다. 단순히 이름만 올려 놓는 거수기 사외이사가 아니라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펀드 설정 및 투자 등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김우형 대표는 VC·CRC·PEF,증권사 프롭트레이더 등으로 프라이빗에쿼티분야의 거의 모든 투자 및 운용 경력을 아우르고 있어 투자를 진행하는 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투자를 하는 운용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이온자산운용은 타 사모펀드 운용사와 달리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를 설치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위원회는 김우형 대표, 남정석·김세현 사외이사, 이종탁 감사 등 이사회 뿐 아니라 장진아 준법감시인으로 꾸려져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이 의무는 아니지만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하는만큼 종합자산운용사 급의 체계를 갖춰 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하기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 투자 업계 베테랑 이사회, 리스크 차단 '방점'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인 이사들의 자질과 경험을 바탕으로 꾸려진 팀으로서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있는 금융사들과 달리 아이온자산운용의 사외이사는 최대주주와의 독립된 위치에 있는 인물들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들의 '집단적 사고' 더 시너지를 내고있다.

2017~2018년 한때 자산운용업계는 비상장주식 및 메자닌 전문운용사들이 개방형 구조로 펀드를 만들며 급격히 규모를 키웠다. 사모 운용사들은 빠르게 회사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비상장 및 메자닌 투자를 개방형으로 설정하고 판매사들도 폐쇄형보다 판매가 더 용이하기 때문에 운용사들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아이온자산운용도 관련 분야에 특화된 운용사인만큼 다양한 판매사와 PB들로부터 개방형으로 펀드를 설정하면 대규모 자금을 몰아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사회에 관련된 안건이 상정됐지만 의사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비상장 주식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를 개방형으로 자금을 모아 운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안정적 펀드 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업계 베테랑들로 구성된 이사회인만큼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판매사 및 PB들에게 개방형 펀드를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전달했다. 설립 후 4년 여 동안 총 6000억원, 50여개의 펀드를 운용했는데 이 중 개방형 펀드는 1개도 없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등 개방형으로 설정된 메자닌 펀드들이 연이어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했지만 아이온자산운용이 안정적인 운용사로 평가받는 것도 이사회의 선구안 덕분이다.

아이온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형식적인 이사회를 통하지 않더라도 회사의 크고, 작은 일 전반에 걸쳐 임직원들에게 상시적으로 의견과 조언을 주신다"며 "사외이사들의 다양한 경험과 네크워크가 회사 업무 전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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