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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명문 VC를 향하여' 늦깎이 도전자 임형주 메가인베스트 파트너'정직한 투자' 펀딩·관리 역량 수련, 거미줄 인맥 '원티드·발란' 발굴

임효정 기자공개 2020-09-07 07:42:3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가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빠르게 외형을 불리는 벤처캐피탈 중 한 곳이다. 설립 9년차로 업력이 짧지 않지만 5년차까지 운용자산(AUM)이 300억원대에 불과했다. 3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운 메가인베스트먼트의 AUM은 이달 신규펀드 결성과 함께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임형주 파트너는 메가인베스트먼트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과정에 새롭게 합류한 인물이다. 그는 투자에 집중됐던 역량을 펀딩, 관리 등으로 넓힌다는 포부로 새 둥지를 찾았다. 현재 결성 중인 청년투자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이기도 하다. 그간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역량을 입증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임 파트너는 메가인베스트먼트의 성장과 궤를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다. '명문 벤처캐피탈'. 그가 그리는 가까운 미래의 메가인베스트먼트다.

◇성장스토리 : 공학도서 심사역까지, 도전은 현재진행형

임형주 메가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임 파트너는 벤처캐피탈 업계에 늦깎이로 등장했다. 1979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화학생명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다른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체에 취업했다. 첫 발을 내딛은 곳은 한화솔루션(옛 한화케미칼)이었다.

당시 벤처캐피탈과 인연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직종인데다 벤처캐피탈 분야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평탄했던 그의 삶은 벤처캐피탈로 이직한 직장 동료를 통해 전환점을 맞는다. 종종 다른 사람이 나 자신을 더 잘 알아보는 경우가 있다. 친구의 벤처캐피탈 권유가 내적인 갈망을 키우는 도화선이었다. 삶의 전환점에 있었던 친구는 전환석 SL인베스트먼트 이사다.

'안정'과 '도전'이라는 선택지 중에 택한 건 후자다. 임 파트너가 2012년 벤처캐피탈 업계에 입문하면서 둥지를 튼 곳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다.

그는 스스로 사교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가볍게 다양한 사람과 인맥을 유지하지 않고 마음이 통하는 이들과 더욱 깊게 관계를 맺는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 파트너의 진가는 입증됐다. 벤처캐피탈 업계부터 차곡차곡 쌓은 인적 네트워크는 빠르게 확대됐다. 그렇게 밴쳐캐피탈의 핵심인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마흔 살이 되던 2018년 자신의 역량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가 코오롱인베스트먼트에서 집중한 건 투자였다. 임 파트너는 투자 외에 펀딩과 관리 역량도 키우고 싶었다. 다시 도전할 기회가 찾아왔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듬해 메가인베스트먼트에 둥지를 튼다. 그는 어쩌면 도전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투자철학 : '코어 역량' 보유 기업에 정직한 투자

임 파트너가 업계에 입문한 후 첫 투자가 이뤄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2년이다. 첫 투자는 누가 봐도 늦은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투자철학을 정립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임 파트너는 좋은 사업모델이라도 쉽게 투자로 연결짓지 않았다. 사업모델의 차별화와 향후 성장 잠재력을 유심히 살핀다.

바둑판 앞의 이창호 기사와 닮았다.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다’는 이 9단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를 하는 최고의 바둑기사였다. 수읽기까지 긴 장고를 하는 타입이지만 계산이 끝나면 완벽한 마무리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임 파트너 역시 성급하지 않지만 확신을 가지면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벤처시장에서는 소위 뜨는 사업모델이 종종 등장한다. 이를 뒤따르는 기업이 우후죽순 생기고 일부는 성장궤도를 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역량이 없으면 그 지속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임 파트너의 지론이다.

◇트랙레코드1 : 사업 독창성+해외 확장성 알아본 '원티드'

원티드랩은 임 파트너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투자처다. 원티드랩이 운영하는 원티드는 지인 추천 채용 플랫폼이다. 일반인 누구나 헤드헌터가 될 수 있다. 지인을 추천한 후 채용까지 이뤄질 경우 보상금을 받는 방식이다. 시장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임 파트너의 관심은 컸다.

원티드랩을 처음 알게 된 건 2015년이다. 사업모델이 신선했지만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들었다. 보상금 체계가 부작용 없이 회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머릿속에 물음표로 남았다.

어느 영화의 슬로건처럼 ‘의심’이 해소되면 ‘확신’이 된다. 임 파트너의 의구심이 가신 건 2년 후다. 지인 추천을 통해 채용을 경험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꽤 높았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매칭 성공률도 점차 높여 가고 있었다. 해외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점도 성장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트랙레코드 2 : '발란' 발굴서 리딩투자까지 총책

발란과 인연을 맺은 시점은 2017년 말이다. 행사 자리에서 알게 된 발란에 그의 시선이 쏠렸다. 업력이 몇 달 되지 않은 스타트업의 월 거래량이 4억원 수준이라는 게 놀라웠다.

발란은 공식 계약을 맺은 유럽 현지의 럭셔리브랜드 부티크(대규모 도매상)와 국내 소비자를 온라인상에서 만나게 해주는 마켓 플랫폼이다.

임 파트너는 악성 재고가 쌓이지 않는 사업모델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부티크로부터 명품을 구입해 쌓아 놓는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하루 단위로 오더가 진행되는 구조다. ERP 시스템을 통한 부티크와 판매 플랫폼의 재고관리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킬 수 있다는 점 역시 탄탄한 사업 모델을 뒷받침해주는 요인이다.

지속적으로 핵심 역량을 가지고 성장하기에도 충분해보였다. 대표가 2~3년간 유럽의 도매상을 일일히 찾아다니면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진입장벽도 높다고 판단했다.

투자를 단행한 시점은 임 파트너가 메가인베스트로 자리를 옮기고 난 이후였다. 메가인베스트는 2019년 말 발란의 자금유치 라운드를 리딩 투자자 자격으로 이끌었다. 다른 참여 기관보다 투자금이 적었는데도 리딩 투자자 지위를 얻으며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새 둥지로 옮긴 이후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업계 평가 : 성실한 노력파, 친화력 무기 '거미줄' 네트워크

임 파트너는 자평과 달리 주변에서는 친화력이 강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업계에 적응해 어떻게 역량을 발휘할지 기대가 컸다.

한화솔루션 입사 동기이자 코오롱인베스트먼트에서 함께 일했던 전환석 SL인베스트먼트 이사는 "한화솔루션에서도 기획 일을 잘 해낸 경험이 있어 벤처투자 업무 수행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친화력을 무기로 쌓은 두터운 인맥이 딜 소싱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그는 성실한 노력파로 통한다. 이 때문에 많은 업무가 주어졌다. 한화솔루션에서도 공장과 본사를 오가며 멀티플레이어로 뛰었다.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기 전 TFT에 참여해 기획 업무를 맡기도 했다. 한 직장에서 여러 업무를 맡아온 만능꾼었다.

◇향후 목표 : 메가인베스트를 명문 VC로, 조력자 자처

임 파트너는 메가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외에 펀딩과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성과도 입증되고 있다. 8월 결성한 250억원의 창업초기펀드에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했다. 이어 9월 결성 예정인 신규 펀드의 첫 대표펀드매니저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꿈 꾸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메가인베스트먼트는 업력에 비해 AUM 확대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는 매섭다. 인력이 안정화되면서 펀드 결성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임 파트너는 메가인베스트가 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곡점에 와 있다고 말한다. 그 길에 일조를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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