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젠, 100억 CB 발행…폐암신약 임상비용 마련 다이이찌산쿄와 임상에 최대 60억 지출…해외시장 개척·운영자금 활용
강인효 기자공개 2020-09-08 08:10:2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싸이토젠이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메자닌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이 중 최대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동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00억원가량 감소하면서 유동자금의 선제적 확보 차원의 성격도 있다.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싸이토젠은 제일바이오펀드(70억원)와 티앤씨자산운용(30억원)을 대상으로 오는 25일 총 100억원 규모의 제3회차 CB를 발행할 예정이다. 주당 최초 전환가액은 2만200원으로, CB 투자자들은 향후 전환권 행사를 통해 49만5049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8.7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싸이토젠이 메자닌을 통해 자본 조달에 나선 것은 기업공개(IPO)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지난 2018년 11월 기술 특례 방식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싸이토젠은 삼성전기 전략기획 고문을 역임한 전병희 대표가 2010년 창업했다. 전 대표는 114만4400주(지분율 20.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CB가 리픽싱 없이 최초 전환가액대로 전환될 경우 전 대표의 지분율은 18.67%까지 떨어지게 된다. 다만 해당 CB에는 40%에 대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콜옵션으로 수혜를 얻게 될 주체는 싸이토젠 또는 싸이토젠이 지정하는 자가 대상이다.
싸이토젠은 순환종양세포(CTC)를 이용한 '액체 생검(Liquid Biopsy)'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이다. CTC는 암 조직(원발암)에서 떨어져나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며 암을 전이시키는 세포다. 혈액 내에 극소수만 분포하지만 암에 대한 온전한 정보를 갖고 있다.
싸이토젠은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이런 CTC를 손상 없이 검출해 분석·배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TC를 활용해 신약 개발 회사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주력 사업 모델이다.
회사는 2018년 2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220만달러(약 2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치료제에 내성인 폐암 환자 선별을 위한 액체 생검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CTC를 이용해 재발된 폐암의 재발 인자를 다중 바이오마커 분석 방법으로 검증해 다이이찌산쿄가 폐암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임상을 돕는다.
싸이토젠은 CB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중 최대 60억원을 임상 비용으로 지출할 계획이다. 싸이토젠은 액체 생검 기반으로 EGFR 치료제의 약물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4종에 대한 항체를 개발해 생산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액체 생검 플랫폼을 유방암 유래 골전이암 조기 진단과 췌장암 개별 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데도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며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자금으로 최소 25억원을 책정해뒀는데, 이는 이번에 개발된 항체를 미국 임상시험증진제도(CLIA)를 통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싸이토젠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억4256만원이다. 작년 말 101억원에서 94억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작년 상반기 단기금융상품의 처분으로 70억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발생한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정기예적금에 70억원을 넣으면서 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은 519만원에 불과한 데다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8억원이나 늘면서 영업손실은 작년 상반기 약 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약 2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18억원을 기록했다. 싸이토젠은 CB로 조달한 자금 중 최소 15억~최대 30억원을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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