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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 중간지주사 도입]디엘케미칼, 투자 '힘싣는' 분할 결정5년간 2조~3조원 투자 예정…여천NCC·폴리미래 배당금 및 채권시장 조달 우선 활용할 듯

이정완 기자공개 2020-09-18 08:31:4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의 3사 분할 결정으로 가장 돋보인 사업부는 석유화학부문이다. 대림산업은 분할을 발표하며 디엘케미칼의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초 인수를 마친 의료용 소재 생산업체 카리플렉스(Cariflex)가 코로나19로 인해 호실적을 거두며 석유화학사업에 자신감이 붙었다. 당분간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과 차입 등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기업 분할을 통해 디엘케미칼이 저원가 원료 기반 사업을 확대하고 스페셜티(Specialty) 사업 진출로 세계 20대 석유화학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부가가치 사업인 스페셜티 육성을 통해 이익률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관련 공장 증설을 꾀하고 있다. 합성고무 사업 확장을 위해 카리플렉스 공장 생산용량을 늘릴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3월 미국 크레이튼(Kraton)으로부터 5억 3000만달러(약 6200억원)에 인수한 카리플렉스는 수술용 장갑, 주사용기 고무 마개 등에 쓰이는 의료용 소재 전문 생산업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급증으로 7월 6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기도 했다.

윤활소재 공장 생산용량도 5000톤에서 3만톤으로 늘려 윤활유 관련 사업도 확장한다. 친환경 점·접착제용 소재 신규 진출을 목적으로 4만톤 규모의 공장 신설도 추진한다.


전통의 폴리에틸렌(PE) 사업에서도 공장 증설로 생산용량을 지난해 기준 460kta에서 2025년 1500kta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폴리에틸렌과 스페셜티 생산용량을 모두 합하면 5년 사이에 3배가 넘는 증가세다.

대림산업은 앞으로 5년 동안 2~3조원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 나누면 4000억~6000억원에서 수준이다. 투자금은 디엘케미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우선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권 차입과 채권 발행도 준비 중이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151억원, 영업이익 749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만 가지고는 투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분할된 디엘케미칼에는 지원군이 있다. 바로 대림산업이 20여년 전 한화케미칼, 네덜란드 라이온델바젤과 함께 세운 여천NCC와 폴리미래다.

대림산업이 각 지분 50%를 가지고 있는 공동기업 여천NCC와 폴리미래 주식도 디엘케미칼이 가져간다. 여천NCC는 석유화학업황 호황기이던 2018년 대림산업에 43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700억원을 배당했다. 폴리미래 또한 연간 300억~5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두 회사가 지급한 배당금을 기준으로 보면 약 1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여천NCC의 올해 영업이익이 상반기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 손실 탓에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2분기 저가 원료 투입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디엘케미칼의 투자 재원 마련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천NCC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2124억원에 비해 80% 넘게 줄었다. 반면 폴리미래 영업이익은 7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2억원보다 늘었다.

나머지 부족분은 차입과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분할될 디엘케미칼에 대한 신용도 평가를 준비 중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디엘케미칼의 경우 유화부문에서 사업경쟁력, 여천NCC 등 유화부문 관계사 지분가치, 투자 및 재무정책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이번 분할 과정에서 디엘케미칼이 차입을 하는 데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재무구조를 짰다. 올해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나뉘어진 디엘, 디엘케미칼, 디엘이앤씨의 분할 후 별도기준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중간지주사 디엘이 28%, 디엘케미칼 70%, 디엘이앤씨 96%를 기록하고 있다. 디엘케미칼의 부채비율이 또 다른 사업회사인 디엘이앤씨보다 낮다.

(출처=대림산업)

디엘케미칼은 유동성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운 재무구조를 갖췄다. 디엘케미칼의 유동자산은 4425억원인데 비해 유동부채는 1913억원으로 유동비율이 231%에 달한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가 넘으면 단기적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총차입금 3400억원 중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425억원으로 장기차입금 비중을 늘렸다. 디엘케미칼의 투자 확대를 위해 단기 상환 부담을 줄인 모양새다.

대림산업은 장기적으로 디엘케미칼의 상장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엘케미칼은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와 중간지주사 디엘이 지분 100%를 갖는 구조다. 디엘 산하에서 경쟁력을 키운 뒤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시나리오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와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석유화학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대비 절하됐으나 여전히 이익 멀티플 측면에서 건설업종 대비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디엘케미칼이 상장을 추진했을 때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음을 예측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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