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결제업 경영 점검]세틀뱅크, 20년 노하우 담긴 'PG사업' 존재감 '쑥'언택트 소비 활성화 수혜…'지역화폐 이슈 해소'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윤필호 기자공개 2020-09-24 09:14:05
[편집자주]
전자결제사업(PG·Payment Gateway)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장과 모바일 결제 방식의 보편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결제 솔루션은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정보기술(IT), 핀테크 회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결제 시장에 대처하는 PG 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핀테크 업체 '세틀뱅크'가 전자결제(Payment Gateway)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PG사업 매출액은 2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올랐고 비중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소비 활성화에 힘입어 고객사 확보에 진척을 보이는 모습이다.세틀뱅크는 2000년 국내 최초로 가상계좌와 현금결제 서비스를 시작해 2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최근 존재감을 키우는 PG 사업과 진출 3년 만에 주력으로 떠오른 간편현금결제 사업도 이 같은 업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가상계좌 선두주자…PG 사업 '존재감'↑
2000년 설립한 세틀뱅크는 종합 핀테크 업체로 볼모지였던 국내 가상계좌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했다. 가상계좌는 다수의 고객을 보유한 기관이 수월한 수납을 위해 고객에게 부여하는 입금 전용 계좌를 말한다. 이를 통해 이용사인 전자상거래 업체와 금융사 간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고객사로 카카오페이, 쿠팡(로켓페이), G마켓(스마일페이), PAYCO(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사업을 세분화하면 간편현금결제와 가상계좌, PG, 펌뱅킹 등이 있다. 이 가운데 2010년에 시작한 PG 사업은 기존의 결제 서비스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계좌 이체와 가상계좌, 휴대폰 결제 등 다양한 수단을 제공한다.
PG사업은 최근 3년 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7년만 하더라도 PG사업의 매출액은 48억원으로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2%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매출이 67.1% 증가한 80억원을 기록했고 비중도 14.05%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30.8% 늘어난 1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7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비중도 16.02%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매출액은 67억원을 기록했고 비중은 18.61%로 더욱 올랐다.
PG사업의 성장 배경에는 최근 언택트 소비 증가와 가상계좌, 간편현금결제 사업을 국내 최초로 시작하며 시장을 선점한 노하우가 있다. 특히 간편현금결제와 가상계좌 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PG사업 자체 업력은 짧지만 기존에 강점을 지닌 영역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시작한 간편현금 결제 사업도 기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진출 3년 만인 2018년 매출액 비중 43.4%로 기존 메인 사업인 가상계좌를 제쳤다. 지난해와 올해도 사업 확장을 통해 꾸준히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세틀뱅크 관계자는 "2000년 국내 가상계좌 시장 자체를 처음으로 만들어 당시 이베이(ebay)에 진출했고, 전자상거래로 영역을 확대했다"며 "쇼핑과 여행을 비롯해 간편식 등의 분야로 가맹점을 늘리며 20년 동안 국내 가상계좌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PG사업은 기존 가상계좌, 폰뱅킹 사업 이후인 2010년에 시작했는데 기존 제휴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실적 부진…지역화폐 수수료 이슈 해소
세틀뱅크는 올해 상반기 언택트 소비 확대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진출한 지역화폐 시장에서 발생한 은행 수수료 이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부진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2.1% 증가한 35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8.5%, 22.3% 감소한 44억원, 5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2.4%에서 12.3%로 떨어졌다.
이익률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난해 진출했던 지역화폐 시장에서 발생한 수수료 이슈가 꼽힌다. 세틀뱅크는 지난해 한국조폐공사가 개발한 지역상품권 애플리케이션(앱) 'chak(착)'에 간편 현금결제 솔루션 제공 계약을 따냈다. 착은 지역민에게 간편현금 결제를 비롯해 가상계좌 등 다양한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의 온라인 버전으로 QR코드 스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지역화폐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은행 수수료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 역마진이 우려되자 세틀뱅크 등 관련 업체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은행 측과 수수료 협상을 진행했고, 3분기부터 정상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정확한 수수료율은 영업기밀에 속해 밝히지 않고 있다.
세틀뱅크 관계자는 "지역화폐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은행 수수료가 매출원가로 잡히는데 워낙 높다 보니까 역마진이 발생할 할 때도 있었다"며 "은행과 협상을 통해 충분히 마진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낮췄고 3분기부터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화폐 사업은 업계와 제휴를 마무리 지었고 이후에는 추가로 오픈할 때마다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이번에 수수료 문제를 해소하면서 이후 시장 확장에 따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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