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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의 '야성적 충동'이 만든 빅히트 신화 [thebell note]

오찬미 기자공개 2020-09-29 13:00:2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대어급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가 연달아 대박 행진을 내면서 개미들까지 청약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는 청약에 23조원이 몰렸으며 상장 첫날 가장 높은 160%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로 예정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에 쏠려 있다.

올해 마지막 대어급으로 평가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은 앞선 두 회사와 결이 다르다. 모회사의 든든한 지원 없이 방시혁 대표의 '뚝심'으로 일궈낸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방 대표는 스타 작곡가 출신이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수석작곡가로 활동하며 GOD의 '하늘색 풍선' 등을 써냈다. 2005년이 돼서야 독립을 결정하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독립 후 한동안 프로듀서보다는 작곡가의 색채가 더 짙었다. 이 기간 2AM의 '죽어도 못보내', 백지영 '총맞은 것처럼' 등 다수 히트곡을 발표했지만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아이돌 육성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외부 투자 유치를 하려고 해도 소속 가수가 없어 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웠던 탓이다.

이때 방 대표의 공격적인 기업가정신인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 발휘됐다. 불확실한 미래에도 과감한 행보에 나섰다. 한 은행에서 지식재산권(IP)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이 출시되자 자신의 히트곡을 담보로 거액의 종잣돈을 마련했다. 미래의 수익까지 모두 끌어당겨 자신이 키운 아이돌 그룹을 선보였다. 실패한다면 재기의 발판마저 사라지는 리스크 높은 결정이다. 실제 스타 작곡가 중 담보 대출로 투자했다 회생 신청을 한 이들도 있다.

자본이 마련되자 프로듀서 방시혁의 역량이 진가를 보였다. 2012년 데뷔한 걸그룹 글램은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3년 만에 해체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듬해 내보인 첫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BTS의 인기가 높아지자 투자자가 점차 늘었다.

자본과 프로듀서 역량이 맞물리면서 BTS는 한국 대중음악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획기적 성과가 이어지자 증권사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몸값을 10조원 이상으로 바라보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음달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설립 15년 만에 최고 기업가치를 지닌 엔터테인먼트로 우뚝 설 전망이다. 상장 이후에도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새 역사를 쓰는 기업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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