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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닷컴 키운 최우정 퇴임, '강희석 체제'의 의미 오프라인-온라인 시너지·균형 고민, 양사 충돌 이슈 해결사 필요

최은진 기자공개 2020-10-16 08:08:5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2: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3년 에스에스지닷컴(이하 쓱닷컴)의 수장직을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사진)가 겸임하는 것은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온라인 전문가에게 맡겨 이커머스 사업을 본궤도 위에 올렸다면 이제는 제 2의 도약을 위해 ㈜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와 융복합 모델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일찌감치 옴니채널을 추진했던 롯데쇼핑 모델과도 맥이 닿는다.

신세계그룹은 15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쓱닷컴의 대표이사 교체 건이다. 쓱닷컴이 출범한 2018년부터 대표이사로 활약한 최우정 사장은 퇴사하고 지난해 말 ㈜이마트 대표이사로 신임된 강희석 대표가 겸직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약 10여년 간 ㈜이마트 내 온라인사업담당 임원으로 활약하던 최 사장을 2018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쓱닷컴의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첫 이커머스 사업이었던 만큼 무엇보다 시장에 안착하는 게 중요했다.

단순한 경영자의 마인드가 아닌 온라인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했다. 10여년 간 ㈜이마트 온라인 사업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이커머스의 초기 모델인 디앤샵 등을 론칭한 경험이 있는 최 사장을 적임자로 본 건 당연한 판단이었다.

실제로 쓱닷컴은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이커머스 전문 기업들이 우세한 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가지며 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조5470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는 쿠팡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실적을 보더라도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188억원으로 전년도 같은기간 3843억원보다 두배 가량 늘리는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이커머스 사업의 특성상 고비용 탓에 영업적자는 174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업계서는 쿠팡 등의 전례를 봤을 때 쓱닷컴의 매출증대 수준 대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진 않았다고 평가한다.

쓱닷컴이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하는 첫 스텝을 무난하게 밟은 신세계그룹은 다음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쓱닷컴의 매출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충분히 수용가능 캐파(Capa)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와 적절하게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미 쓱닷컴에서 주문하고 ㈜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배송이 나가는 'PP(Picking&Packing)센터' 115곳을 두고 있다.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자체 물류센터를 계속 확장해 나가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이마트 점포를 최대한 활용하는 차원이다. 최근 쓱닷컴의 주문수요가 늘어나면서 PP센터가 담담하는 배송규모도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의 시너지는 창출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만든 PP센터가 최근 쓱닷컴 매출 증대로 배송이 늘어나면서 ㈜이마트이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마트가 쓱닷컴에 플랫폼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판관비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PP센터 관련 조직은 ㈜이마트가 아닌 쓱닷컴에 있다. 분사 당시 쓱닷컴을 밀어주기 위해 ㈜이마트에 있던 조직을 이관했다. 그러나 쓱닷컴이 커질수록 ㈜이마트의 오프라인 전략과 충돌하는 부분이 생겼고 이를 해결할 인물이 필요해졌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략의 균형을 잡으면서 전반적인 실적을 아우르고 책임질 수 있는 인물로 강 대표의 일원화 체제를 결단하게 됐다.

강 대표가 ㈜이마트와 쓱닷컴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의 의사결정에서 충돌하는 지점 역시 강 대표가 컨트롤 타워로서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P센터 문제만 놓고 봐도 양사가 충분히 합의하고 조율하며 출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강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합격해 농림수산부 등 정부부처에 근무하다가 컨설팅펌인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로 이동해 소비재 및 유통부문 컨설팅을 담당했다. 공무원시절부터 약 25년간 유통부문에서만 활약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강 대표는 지난해 사상 첫 분기적자를 낸 ㈜이마트의 실적을 안정화 시키고 체질개선을 이루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벤처투자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투자전략을 전면 재검토 하고 있고 일부는 철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과감한 혁신을 단행하면서 ㈜이마트 전 사업을 총괄하는 정용진 부회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시너지를 위해 특정 한 인물이 총괄하는 경영방식은 이미 롯데그룹이 구사하고 있는 전략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롯데쇼핑 내에서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ON(롯데온)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마트·슈퍼 등의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을 융합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오프라인과의 시너지를 전제로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반면 반면 ㈜이마트는 이커머스 사업의 입지를 먼저 다짐 후 오프라인 점포와의 시너지를 고민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 내부 관계자는 "최우정 대표는 온라인 전문가로 초기 세팅하는 역량을 10여년간 펼쳤고 상당한 성과를 냈다"며 "쓱닷컴이 커질수록 오프라인 전략과 대치되는 쟁점이나 이슈가 계속 발생했고 이를 통제하고 조율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강희석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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