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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유증, IPO 시기 '유연성' 확보 목적 내년 기업공개 시기 저울질, 선제적 자본 확충

김현정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0-10-28 07:49:4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1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하반기 IPO(기업공개) 계획을 밝힌 카카오뱅크가 대규모 유상증자 단행을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자본비율이 큰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내년 IPO 시기를 저울질할 때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7500억원 규모 보통주 유장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TPG캐피탈이 2500억원대 신주를 인수하고 나머지 5000억원은 구주주가 지원하기로 했다. 증자 실행일은 내달 13일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사업계획서상 IPO 이전 증자를 해야 한다는 내부 컨센서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TPG캐피탈을 새 주주로 맞고 기존 주주들도 끌어들이면서 규모가 예상보다 더 불어났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수단 확보 차원에서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 계획을 미리 밝혔다. 감사인 지정 신청도 지난달 마쳤으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위해 연내 입찰제안서를 발송하고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유증도 자본비율 문제 때문이 아닌 IPO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4.03%를 기록했다. 3분기 자산성장을 감안했을 때 9월 말 기준은 13% 후반대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은 10%다.

자본을 넉넉히 보유하게 되면 IPO 시기를 결정하는 데 보다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 등 사태 여파로 내년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안에 선제적으로 자본력에 여유를 확보하는 게 보다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한 것으로 안다”며 “TPG캐피탈을 새 주주로 끌어들인 건 IPO 전에 어느 정도 가치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토대로 카카오뱅크의 현 주당 가치도 확인해볼 수 있게 됐다. 제3자가 들어옴에 따라 가치평가를 실시하고 1주당 가액을 산정했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세 번의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모두 발행가액을 액면가액인 5000원으로 정했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주주가 들어오면 지분율 희석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에 최근 가치산정 작업을 먼저 실시했다. 글로벌 인터넷전문은행과 유사업종 IT업체 등의 기업가치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산정한 주당 발행가는 2만3500원이다.

신주를 받아가기로 한 TPG캐피탈은 2500억원 규모로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완료된다면 지분율 2.68%(1064만주)를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기로 했다.

기존 주주들의 참여 여부도 이목이 쏠린다. 앞선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추가 증자가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며 “구주주의 5000억원 증자는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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