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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 명분 살린 수요예측 '오버부킹' [Deal Story]첫 지속가능채권 발행 흥행, 증액 없이 1100억 확정

이지혜 기자공개 2020-10-29 13:33:12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중부발전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모집금액의 두 배가 훨씬 넘는 자금수요가 몰렸다. 신용등급이 AAA로 높은 데다 사업안정성도 좋기 때문이다. SRI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펀드나 기관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딜은 한국중부발전뿐 아니라 시장에 있어서도 의미가 깊다. 처음으로 원화 SRI채권(ESG채권)을 발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기 때문이다. 일괄신고제에 따른 가격 왜곡 등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힘을 실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2500억

한국중부발전이 27일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년물 500억원, 5년물 600억원 등 모두 1100억원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두 2500억원의 자금 수요가 몰렸다. 3년물에 1700억원, 5년물에 8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주로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됐다”며 “AAA급 채권의 금리가 워낙 낮아진 상황에서 SRI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투자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편”이라고 말했다.

SRI채권은 자금사용목적이 친환경사업이나 사회적 가치 창출 등으로 한정된다. 지속가능채권 외에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한국중부발전이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지속가능채권이다. 처음으로 원화 SRI채권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남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에 이어 발전공기업 가운데 4번째 발행사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한국중부발전은 이를 위해 추가적 비용까지 들여 한국신용평가에서 사전검증을 받았다. 그 결과 한국중부발전의 지속가능채권은 최고 등급인 STB1을 획득했다.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을 대부분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운영과 관리체계, 공시 등과 관련해 탁월한 접근법을 채택했다는 의미다.

한국중부발전은 올해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과 지역사회,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1100억원을 쓴다. 보령과 인천 등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진행하는 데 1000억원을, 나머지 100억원은 일자리 창출사업 등에 투입한다.

◇수요예측 ‘정공법’, 명분 세웠다

한국중부발전의 딜은 또다른 이유로 의미가 깊다. 일괄신고제를 활용할 수 있는데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한국중부발전 관계자는 “일괄신고제로 전자입찰을 진행하는 대신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투명성을 높였다”며 “SRI채권인 만큼 접근성을 높여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하려 했다”고 말했다.

SRI채권을 찍은 발행사 중 일괄신고제를 활용할 수 있는데 수요예측을 진행한 발행사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중부발전뿐이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도 일괄신고제 활용에 따른 가격 왜곡 문제가 발행하자 수요예측 제도를 택해 투명성을 높였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 수요예측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다만 조달금리가 개별민평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형성된 점은 아쉬운 지점으로 꼽힌다. 모집금액 기준으로 3년물 조달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7bp, 5년물은 +9bp에 수요가 형성됐다. 당초 한국중부발전은 3년물과 5년물의 공모희망금리밴드를 각각 -15~+15bp로 제시했다.

과거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조달금리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채권시장이 요동친 데다 AAA급 채권 금리가 워낙 낮아진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3년물 AAA 등급민평금리가 1.78%였지만 올해 10월에는 1.22%대로 떨어졌다.

한편 한국중부발전은 이번 지속가능채권을 30일 발행한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했지만 증액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KB증권이 대표주관사로 활약했고 NH투자증권은 인수업무를 맡았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AAA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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