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초기기업 멘토' 배준학 부사장, 사막의 든든한 동반자①금융 누빈 '임팩트기업' 전문가, '솔루션 캐피탈' 동행 철학
임효정 기자공개 2020-11-03 08:14:31
[편집자주]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설립 10돌을 맞았다. 초기투자와 임팩트투자에 강점이 있으며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하우스로 꼽힌다. 신규 펀드를 잇따라 결성하며 빠르게 몸집도 키웠다. 현재 운용자산 3000억원을 목전에 둔 탄탄한 중견사로 안착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가 벤처투자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00억원 안팎의 펀드를 결성해오다 2017년 처음으로 300억원대 투자 실탄을 확보했다. 도약의 시발점이었다. 이후 200~300억원대 펀드를 결성하며 중견 하우스 기틀을 마련한다.배준학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사진)은 300억원대 펀드 결성에 물꼬를 튼 장본인이다. 그는 20여년간 증권사, 자산운용사, PE 등 금융업계 전반을 누빈 금융투자 전문가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금융권에 몸담았는데도 '금융'이 싫었다는 그다. 하지만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서 있는 지금 그는 일을 누구보다 즐기고 있다. 이익만 쫓지 않고 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건 그가 20년 만에 찾은 행복이다.
◇모험 동반자 자처 '초기·임팩트기업' 발굴 주력
마그나인베스트먼트와 인연은 2016년 시작됐다. 자산운용사와 KTB PE를 거쳐 합류한 첫 벤처캐피탈이다. 배 부사장은 20여 년간 금융권에서 쌓은 역량을 거침없이 보여줬다. 조직에 합류한 지 6개월 만에 팁스운용사 지위를 따냈다. 이어 375억원의 재기지원펀드를 조성하며 마그나인베스트먼트를 벤처투자시장의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만족감이 큰 건 가장 잘 맞는 옷을 찾았기 때문이다. 모래 속에 감춰 있던 기업을 발굴해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온몸으로 전율을 느꼈다.
그의 투자 철학은 명확하다. 사막의 오아시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영악한 투자가보다는 '사막을 같이 걸어갈 수 있는 동반자'를 지향한다. 그는 이를 '솔루션 캐피탈'로 정의한다.
돈 되는 딜을 쫓기 보다는 돈이 필요한 곳에 베팅해 함께 성장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말한다. 초기기업, 재기기업, 임팩트기업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그는 낙오하지 않는 기업에 승부를 건다. 성공할만한 기업을 발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다. 당사자가 포기하지 않는 한 성공을 향한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그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VC 전략가' 인생 2막, 리스크 관리 중시
배준학 부사장에게 가장 많이 따라 붙는 수식어는 전략가다. 초기기업 발굴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 만큼 리스크도 감수해야한다는 의미로 와닿는다. 하지만 리스크관리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그다.
그의 운용 포트폴리오는 전기와 후기로 나뉜다. 초반에는 시리즈A 전 단계에 위치한 초기기업에 씨앗을 뿌린다. 후기에는 데스밸리를 이겨낸 기업에 베팅하며 리스크를 분산시킨다.
단순히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아니다. 후기 시점은 앞서 투자를 단행한 초기기업을 사후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펀드당 포트폴리오로 담긴 기업 3곳이 위기에 빠진다. 그때마다 배 부사장은 구조조정을 위해 해당 기업으로 출근한다. PE 전문가를 거치며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던 경험이 빛을 발하는 때다.
진취적 기질은 타고났다. 배 부사장은 리드형 인물이다. 임팩드펀드 매니저의 모임을 직접 주도해 만들기도 했다. 투비회란 이름으로 연간 5~6차례 모여 임팩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보를 공유한다.
과감하지만 신중함을 잃지 않는다는 게 지론이다. 팁스 운용사 자격을 주도해 따낸 것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가 발굴한 기업에 팁스 지원을 독려한다. 팁스 심사 과정은 자신의 판단이 맞는지 검증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투자에 있어 겸손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팁스 지원은 추가 실탄을 투입하면서 기업을 관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금융권에서 여러 발자취를 남긴 배 부사장은 이 보다 더 좋은 직업은 없다고 말한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인생 2막을 즐기는 그는 특정 섹터에 구애받지 않고 초기·임팩트기업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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