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VC 세컨더리]K2인베스트, 구주거래 '원펀드 전략' 통했다'신한K2· KDBC?케이투 바이오스타' 결실, 독보적 트랙레코드
이종혜 기자공개 2020-11-03 08:14:11
[편집자주]
벤처 생태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세컨더리펀드가 등판한 지 18년째다. 기업공개(IPO) 위주인 국내 투자금 회수시장에서 세컨더리 성장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초창기만 해도 더디게 진행됐던 세컨더리펀드는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단순 구주매입에서 벗어나 LP지분유동화, 펀드 구조조정 등 거래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세컨더리펀드 현황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고민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국내 최초로 세컨더리 시장 전문 벤처캐피탈을 표방하며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세컨더리펀드 분야에 일찍 뛰어들어 ‘원펀드 전략’을 고수하며 독보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구주매입 세컨더리펀드, Co-GP형태 2개 운용
옛 중소기업청이 2002년부터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에 나섰지만 당시 구주 거래만 하는 세컨더리펀드는 10개 남짓에 불과했다. 코스닥 시장 불황과 주목적 투자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펀드 숫자는 더디게 늘어났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라 자산의 40% 이상을 지식경제부령으로 정한 곳에만 투자할 수 있었다. 또 구주 인수는 주목적 투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때문에 구주 매입을 인정 투자로 허용해달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K2인베스트먼트는 구주가 공급과잉 상태라는 점에 착안했다. 2012년 465억원 규모의 신한K2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한데 이어 이듬해 86억원짜리 KDBC–케이투 바이오스타펀드를 잇달아 선보였다. 두 펀드 모두 초창기였던 만큼 공동운용(Co-GP) 형태로 자금력을 보완했다.
K2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당시 구주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때라 펀드 결성이 어렵지 않았다”며 “공급과잉 상태였기 때문에 시장 가격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카드는 적중했다. 두 세컨더리펀드는 IRR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올렸다. 신한K2 세컨더리펀드는 레인어스와 유바이오로직스, 제노포커스, 알테오젠, 테스나 등에 투자해 2017년 순내부수익률(Net IRR) 17%로 청산했다. 케어젠에 투자한 KDBC케이투 바이오스타펀드는 Net IRR 30%를 달성했다.
◇ 국내 1호 LP지분 유동화펀드, Net IRR 11% 관측
2014년 K2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최초로 LP지분 유동화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다. 모태펀드가 처음으로 출자사업을 진행하며 첫 GP로 선정됐다. 구주와 함께 출자자 지분 거래까지 가능한 세컨더리펀드가 필요하다는 벤처업계 주장이 반영된 결과였다. 정부도 관련 규정을 개정해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케이투 유동화전문 투자조합'은 모태펀드, 과학기술인공제회, 산업은행 등 9곳의 LP를 모아 73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이후 추가 증액을 통해 830억원의 조합으로 마무리했다. 주목적은 벤처조합의 LP지분 매입에 60% 이상 투자하는 것이다.
케이투 유동화전문 조합은 엠지메드·민앤지·제노포커스·아이쓰리시스템 등에 투자했다. 이들은 모두 상장에 성공했다. 그 결과 11월 청산을 앞두고 있는 유동화전문 투자조합은 이미 약정총액을 회수해 LP배분까지 완료했다. 순내부수익률(NET IRR) 기준으로는 11%로 관측된다. 정보 접근의 제약과 왜소한 펀드 규모 등 운용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내 첫 세컨더리 유동화 펀드가 성공적인 청산을 앞두고 있다.
이후 K2인베스트먼트는 다시 구주 거래 방식의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했다. 2018년 케이투 레페리오투자조합(684억원)을 결성했다.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공제회 등 연기금이 대거 주요 LP로 참여했다.
펀드는 주목적 대상인 구주 매입에 60%를 투자하면 된다. 조합은 결성 3년 차에 모든 투자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크래프톤, 엑소좀 전문 기업 엑소코바이오 등 상장 대어들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켰다.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현재 3조6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엑소코바이오는 내달 상장예심청구에 나설 전망이다. 상장이 이뤄지면 엑소좀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상장 사례가 된다.
K2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기존 펀드의 의무 투자비율이 달성되면 내년 추가 펀드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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